학교 밖 청소년이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죄의식일 것이다. 아마 “부모에 대한 부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당당한 학교 밖 청소년도 그 속에 미안함과 속상함이 들어가 있어요. 내가 해외유학을 그만두고 포기하든지, 학교 적응이 어려워 자퇴를 했든지, 심리적 어려움으로 학교를 나왔든지, 이유가 어떠하든 그 속엔 미안함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미안함과 다르게 부모님은 청소년에게 돌을 들고 이렇게 말합니다. “남들 다하는 걸 왜 넌 하지 못하느냐”, “조금만 참고 견디면 될 텐데 인내심이 없어 그렇게 쉽게 포기하느냐?” 등등 인생에 멍이가 될 뾰족한 말들이 튀어나옵니다. 그러면 아이들도 자기를 지키기 위해 화를 내거나 변명하거나 혹은 숨어들게 되죠.
모든 것은 소통에서 시작되고 소통으로 끝난 다고 생각하는데요. 다시 여러분에게 질문해 보겠습니다.
가까운 사람과 충분히 소통하고 지내시나요?
“학교 잘 다녀왔니?”, “오늘 하루는 어떤 마음이었니?”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매 순간을 이렇게 질문할 순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이 질문이 꼭 필요합니다. 어려움을 눈치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아이들은 신호를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그게 화든, 슬픔이든, 무력감이든 분명 어떤 신호가 나타날 것이고, 부모로 그것을 캐치하는 것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사회라는 시스템, 학교라는 시스템, 공교육이라는 시스템, 사교육이라는 시스템 등등 사회의 수많은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고 거기에는 개인의 역사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가지는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자신의 몫입니다. 그리고 부모는 돕는 자로 그 역할을 보조해 줄 수 있습니다.
어느 신문기사에 박혜란 작가의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적의 어머니로도 유명하지만, 그녀는 우리나라 육아 1세대 강사로도 유명하죠. 그녀는 자녀 교육 시 주변으로부터 “교과서적 이야기다.”, “대학합격 후 가능한 이야기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자라는 말을 직접 실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자녀 교육책을 쓰려고 할 때 자녀가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언제 우리를 키우셨느냐? 우리 스스로가 컸지! “
그러자 박혜란 작가는 "내가 언제 너희를 키웠다고 쓴다고 했느냐? 믿었더니 자랐다" 라고 쓰려는 거지.
“믿었더니 자랐다”
이 말이 중요합니다. 믿었더니 자랐다. 우리는 자녀를 잘 믿지 못하죠. 자녀가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이 행복해 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입니다. 자녀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잘 모릅니다. 내 욕심으로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 보호자들을 보면 청소년을 믿는 부모가 있고 믿지 못하는 부모가 있다. 믿는 부모는 기다릴 줄 압니다. 필요를 요청하면 그 후 응답합니다. 그러나 믿지 못하는 부모는 미리 준비합니다. 이미 인생 플랜을 A부터 Z까지 다 셋팅 해놓았고자녀의 생각은 무시되거나 말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