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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잘 때 쓴다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자기 전에 안경을 닦는다
책 속에만 꿈이 있는 줄 알고
책 읽을 때만 쓰던 안경을
총기가 빠져나간 눈에
열정이 빠져나간 눈에
덧눈으로 씌운다

잠은 어두우니까
더 밝은 눈이 필요하지
감긴 눈도 뜬눈이 되어
지나쳐버리는 꿈을 놓치지 않게 되고
꿈도 크고 밝은 눈을 쉬게 알아볼 것 같아서
자투리 낮잠을 잘 때도 반드시 안경을 쓰는데

꿈이 자꾸 줄어드니까
새 꿈이 안 오니까
꿈을 더 잘 보려고
꿈한테 더 잘 보이려고
멋진 새 안경을 특별히 맞췄는데
새 안경이 없어졌다
다리는 새 걸로 바꾸지 말걸 그랬어.


- 유 안 진 -


여러분은 혹시 안경을 쓰고 계신가요?

중학교 시절 안경이 쓰고 싶어서

텔레비젼 앞에서 티비만 보다가

결국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후 약 15년을 함께 한것이 안경입니다.

안경은 보통 잘 때 빼고 잡니다.

잠을 잘 때 불편하고 눈을 감고 있기 때문에

안경은 전혀 쓸모가 없기 때문이죠

시인은 잘 때 안경을 쓴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꿈이 자꾸 줄어드니까
새 꿈이 안 오니까
꿈을 더 잘 보려고
꿈한테 더 잘 보이려고

안경을 씁니다.

여러분에게 안경은 무엇입니까?

저마다 안경이 있을것입니다.

가족이라는 안경

믿음이라는 안경

신념이라는 안경

우리는 안경을 쓰고 더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려 합니다.

지금 앞이 흐리게 보이신다면

안경을 닦을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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