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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내리면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첫 눈 내리면

그대 이제 눈물을 거두십시오


첫 눈 내리면

그대 결코 G현을 켜지 마십시오


첫 눈 내리는 날

나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첫 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사계절 매일 첫 눈으로 내릴

내 안의 소중한 사람아


- 정 호 승 -


내 어릴적 친구들과 함께한 순간들은 항상 내 맘속에 남아있는데

이젠 그 친구들 소식조차 알 수가 없네 ..

(중략)

크리스마스에는 그 거리에 작은 소망들이 피어나

그 친구들 환한 웃음 다시 볼 수 있겠지


이승환씨의 크리스마스에는 노래입니다.

벌써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이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은 아마..?

저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꺼 같네요 ^^

한번도 여자친구와 크리스마스를 보낸 기억이 없네요.

나이 서른이 다되어가도록 뭐하고 살았는 지 하하.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는 언제였나요?

8년 전 크리스마스엔 이등병 마크를 달고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자대배치 전 어떤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그날 불침번으로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뭐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지만

위에 이승환씨의 크리스마스에는 노래가

라디오를 타고 흘러 나오더군요

그땐 왜 그랬는지 겨우 2달 군대에 있었는데도

왜 그리 눈물이 글썽이게 되던지

지금 생각하면 낯짝이 민망스럽습니다.

오늘은 비밀스러운 저의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를 다 소개하겠습니다.

기상 시간은 8시 30분.

카톡소리에 잠이 깨어났지만 KFC에서 보내온 카톡일꺼라는 예상으로

30분 간 더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톡을 확인하는 순간, 늘 그랬던 것 처럼

광고 카톡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주식확인..

누군가 인생의 실패를 이야기 할 때 꼭 주식을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입문을 하였지만 늘 그랬듯, 안하느니 못한 주식을 또 아침부터 확인하였습니다.

오늘은 몇프로가 올랐을 까 기대를 해보지만

늘 파란줄의 하락 표시만..

아 잠깐.. 제가 계속 이런 이야기 하면

재미없으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보자..

음...

그러니깐..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아 !!

반가운 사람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

2시정도에 연락이 오더군요

지금 집에 있느냐고 ~!

반가운 마음에 집에 있으니

빨리 오라고 이야기했죠.

초행길이라 집 위치를 잘 몰라

제가 상세히 설명을 하고

두근 두근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전화가 와서 마중 나가보니 !

택배아저씨가 저에게

선물(택배)를 주고 가셨습니다.

오늘 2인 중 1명이셨습니다.


두번째 반가운 사람은 치킨집 사장님이셨습니다.

점심은 집에 나가서 먹으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오늘 같은 날은 식당에 손님이 많을 꺼 같아서

샤워하고 썬크림가지 다 발랐지만 살포시

치킨집 사장님꼐 전화를 걸어 주문을하였습니다.

그리고 전 3끼를 치킨과 밥과 김이 조화를 이룬 밥상에 앉게 되었고요


음.. 사실 여기까지는 그리 놀라운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택배 상자를 연 순간.

.....

택배상자에는...

포장이 잘 된 !!

청소년상담사 3급 책이 들어있습니다.

네 저는 청소년 상담사 공부를 저녁부터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리고 한번씩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런 곳을 기웃거리며

크리스마스에 딴 분들은 뭐하시나

슬쩍 슬쩍 훔쳐봅니다.

그래도 너무 오래보면은 안됩니다.

나만 혼자 집에 있는 것 같으니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도 미리 주셨습니다.

어제는 면접을 보고 왔고, 서류 합격 전화도 2통이나 받았습니다.

취준생의 크리스마스이브 치고 썩 괜찮은 것 아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전화가 걸려온 곳은 엄마였습니다.

사실 엄마랑 통화를 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대답은 하되,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불효자가 다 있나 싶으시겠지만

참아주세요. 각자에겐 사정이란게 있으니깐요,

그래도 아버지에게는 전화를 해야겠습니다.

아프신 몸은 어떠한지.

잘 지내고 계신지.

이렇게 글로 써보니깐 쫌 극과 극이긴 하네요.


사실 제가 이렇게 글을 길게 잘 쓰지 않는데

이렇게 쓰는 것은 글을 안 읽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에 길게 길게 써봅니다.

그래야만 저의 부끄러움이 조금은 가려질까 싶어서요.


정호승 시인의 첫 눈 내리면 이란 시를 적어보았지만

내일은 눈이 올 확률은 적다고 하더라고요

또 아시다 싶이 내일은 럭키문이 뜨는 달이라고 합니다.

내일 럭키문에게 소원을 빌진 마세요.

럭키문은 17년 후에나 다시 뜬다고 하니깐요.

혹여나 17년을 기다릴 수 있으신 분은

소원을 비셔도 무방하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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