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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단 한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도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 나 희 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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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보셨나요?

그때를 공감하진 못해도

쬐금(?) 이해 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탄불을 갈아준다거나

이웃끼리 음식을 나눠 먹는

그런 정도 말입니다.


드라마가 다 그렇겠지만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쌍문동 같은 곳은 드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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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제가 살던 동네는

가난한 이들이 옹기종기

부딪히며 살던 동네입니다.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낮은 담과 대문이 서로 마주보는

그런 동네였습니다.

동네마다

말썽을 일으키시는

아저씨 한분 정도는 꼭 계셨죠

(주로 프레쉬한 이슬에 취해

고성방가를 일삼으시곤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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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연탄재를 검은 비닐봉지에

싸서 도로변에 버리곤 했죠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종량제 봉투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기에

쓰레기는 비닐봉지에

버리는 것이 정석인 줄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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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차가 들어올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이기에

자전거가 골목을 누비며 빠아아앙~~ 하는 하얀

연기를 쏟아내던 그 시절

동화속 세계에 와 있는 듯

온 세상이 하얗고 그 싸한 냄새가

기억속에 각인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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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응답하라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을까?

전 몇장면에서 그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덕선이 아빠가 퇴근 길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서 오는 나물 한바구니

시장에서 국수한그릇 하면서

할머니에게 잔돈은 필요 없다며

손 사래치던 모습

이웃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그런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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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겉으론

주상복합아파트를 외치지만

마음속에는 그런 곳을 그리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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