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개 끼어들었다
- 이 병 률 -
처음 심리학을 접했을 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괜시리 재미졌어요
아 이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 !
저 사람은 이런 행동과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어떤 상처를 가졌겠구나
프로이트, 피아제, 융, 스키너 ..
MBTI, 로샤, 교류분석 ..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지식과 경험들이
쌓이면서 점점 마음을
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나 자신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나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점점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은 분명 내 것인데
그것이 식도를 타고 입구멍에서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내 마음과 전혀 다른 소리가 되어
쏟아져 나온 경험이 있어요
아. 왜 나는 그런 말을 했을까,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면서도
후회하고
씻고 로션을 바르고 잠자리에 누워서
왜 그랬을 까 후회하고,
후회만하다가 또 시간은 지나가 버리고
그래서 그런지 시인이 말한
없다의 말이
더 가슴에 자리를 잡습니다.
말과 말 사이의 아픔
그 경험을 이젠 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