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동동이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간 힘든 것일 뿐이니까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테니까
지금 주저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얘야, 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 랭스톤 휴즈 -
오늘은 아버지와 만나 회덮밥을 먹었단다.
가끔 사람들이 나를 효자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단다.
나의 아버지는 어릴때부터 미움의 대상이었어.
술을 마시면 거친언사와 폭력으로
어린 영혼이 멍들었지.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을 했었단다.
무엇보다 학교에 돈을 내지 못할 때면
내가 부끄럽고, 아버지를 원망 했었단다.
시간이 지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독립을 하다보니,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단다.
특별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
이해하게 되었고,
아버지 속에도 상처받은 아이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지.
그래 안다고 해서 모든게 변하는 것은 아니더구나
아버지는 여전히 좁은 틀 속에 갇혀 있고
평생을 살아온 습관에 매여
벗어나지 못하고 계시지.
이 시를 읽다보면 이런 말을
아버지가 해주셨다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단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다면
공허한 메아리 일뿐이야.
말을 하기 위해선 삶으로 보여주어야 된단다.
그래 쉽진 않단다.
사랑하는 딸들아
나는 아직도 매일 매일 계단을 오르고 있단다.
그 계단은 힘들고 외롭고 슬픔 가득하지만
멈추지 않고 있단다.
우리의 계단이 수정이 아니라고 해서
포기한다면
계단 위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는 평생
알지 못할꺼야
사랑하는 딸아이들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계단 끝에서 만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