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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

시 읽어 주는 동동이

by 동동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김 종 해 -


사랑하는 친구야, "봄이 좋냐" 라는

10cm의 노래를 들어본 적 있니?

익살스러운 그 가사가 난 퍽이나 마음에 들었단다

나 같이 좁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난것

같아서 기뻣다고 해야 될까?

사랑하는 친구야, 가끔 시를 필사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침표를 찍어버릴 때가 있단다.

습관처럼 시에도 마침표를 찍어 버리는

실수를 하곤 하지

삶에서도 슬프게 같은 실수를 하곤 한단다

별것도 아닌 일에 그 사람과 마침표를 찍어버리지

너도 그런적 있지 않니?

제발 너만은 그러지 마렴.

언젠가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너의 사람들이 남기고 싶다면 말이야

이 시를 기억하니?

사랑하는 친구가 퇴소 할 때 읋은 시 였지.

떨리는 목소리로 한자, 한자를 읽어내려갔지.

종이에 적힌 너의 삶의 이력은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단다.

너의 깊은 마음속에는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것도 아닌데 왜 나만 한번의 실수로

이곳에 와야 되는지, 부모에 대한 원망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너의 투명한 눈속에 담겨져 있었지.

사랑하는 친구야,

삶 속에 큰 파도가 끊임없이 치지만

그 파도가 곧 잔잔해 질 때가 올꺼야

그때는 닻을 올리고 노를 저어 세상으로 나아가자.

"그대 앞에 봄이 있다"


http://www.bookk.co.kr/book/view/29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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