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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씸파파 SYMPAPA Jul 14. 2018

#Prologue 2. 아빠 육아휴직, 꼭 필요한 시간

아빠 육아 성장기 "아빠도 이제 어른이 될게 "

#2. 아빠 육아휴직, 꼭 필요한 시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또 많은 것이 변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병동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을 보내고, 우리 가족 모두는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다.
하지만 추스를 여유도 없이 다시 생계를 위한 현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나는 5년 넘게 다니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고, 아이 엄마는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번갈아 봐주시며 어린이집이라는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본격적인 '맞벌이 육아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휴직자 자리 정리를 위해서 주말에 처음으로 아이를 아빠 회사에 데리고 갔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맞벌이 부부의 일상 속에서도 우리 부부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이의 정서 안정'이었다. 감사하게도 상대적으로 길었던 엄마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 모녀간 애착이 잘 형성된 것을 아이의 평소 행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을 잦은 이사로 인한 환경의 변화가 걱정스러웠다. 더군다나 아이의 주양육자가 된 친할머니의 심신 쇠약, 면역력 형성 시기인 아이의 잦은 병치레, 고부간의 좁힐 수 없는 소통의 거리 등의 여러 가지 다른 문제들까지 겹치면서 우리 부부는 점점 지쳐만 갔다.


그런 생활 속에서도 가끔 TV 속 우리 가족보다 더 치열한 일상을 견디면서 살아가는 다른 가족들을 보며
"저런 사람들도 있는데...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하면서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 가족이 간신히 버티면서 가고 있는 이 방향이 맞는 걸까?"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우리 가족의 일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이 희생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당장을 포기하고 남들처럼 달리면, 미래에 '그때 참고 살길 잘했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우리 가족의 일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이 희생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아빠의 육아휴직은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행복하기 위한 선택이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그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성취감을 느끼면서 충분히 열심히 달려왔다. 그리고 여느 맞벌이 부부들처럼, 나름의 사치스러운(?) 휴식을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가족 스스로에게 선물하며 근근이 버텨왔다.
하지만 항상 그 잠깐의 보상 뒤에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공허함만 남았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의 목표와 다짐들을 상기하기에는, 초심으로 돌아가기에는 지 우리 부부의 상황과 모습이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때는 나였지만 지금은 우리 셋이기에, 지금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이 단거리 경주가 아닌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잘 완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결국 우리 가족은 많은 현실적인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아빠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이 단거리 경주가 아닌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잘 완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ympapa_a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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