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의 시작은 우리 씸씸이의 새로운 유치원의 시작과 함께였다. 여러 번의 이사를 거쳐, 이번만큼은 오래 정착하게 되기를 바라며 최근에 새 집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날은 씸씸이에게도 낯선 하루, 아빠에게도 낯선 하루였다.
육아휴직 처음에는 양치와 세면 모두 일일이 시켜줘야만 했지만, 지금은 제법 혼자서 잘한다. 바로 '인내심'의 결과물이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잠 깨우고,
밥 먹이고,
씻기고,
옷 입히고,
머리 빗겨주고, 묶어주고.......
이후로는 반복되는 아침 일상이었지만
아이에게 조금씩 하나하나 스스로 하는 법을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는,안 겪어본 이는 상상 조차 하기 어려운 '인내'라는 것이 필요하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식탁에 앉을 때까지 '참을 인',
스스로 수저와 젓가락 들고 밥 떠먹을 때까지 '참을 인',
스스로 양치하고 세수하도록 도우면서 '참을 인'......
이제는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매일 아침 반복되는 기다림은 정말이지 지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 둘은 꽤 호흡이 잘 맞는 '한 팀'이다.
머리 묶을 수 있는 모양이 아직은 한정적인 아빠를 위해 "아. 아빠는 머리 못 땋지. 그냥 양갈래로 해줘." 라던지, 미처 가정통신문을 꼼꼼히 못 본 아빠를 위해 "아빠 내일은 선생님이 집에서 동화책 한 권씩 가져오랬어." 하면서 초보 아빠육아의 빈틈을 메워주는 언니스러움(?)도 곧 잘 보여주는 대견한 모습도 또 하나의 기쁨이다.
점점 손은 덜 가지만, 생각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하루하루이다.
새 유치원 첫날을 마치고 함께 손 잡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씸씸이는 혼잣말처럼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정말이지 즐거운 날이었어~ "
정말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이렇게 이쁘게 말했다. 그 말 한마디에 너무 뿌듯한 행복감을 느꼈다. "내가 아빠구나." 싶었다.
아빠의 육아휴직 첫날 그리고 씸씸이의 새 유치원 첫날, 우리는 그렇게 성공적인 하루로 시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