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매니아32
언더테이커 vs. 쉐인맥마흔

레알못의 레슬링 겉핥기 - 2

by 스알못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32 상대가 결정됐다. 발표에 앞서 팬들 사이에서 골드버그나 스팅, 레이 미스테리오, NXT 멤버 등이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32 상대로 거론됐지만, 정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 언더테이커를 상대하게 됐다.


지난 2월 22일(월) 로(RAW)에서 깜짝 스타가 등장(복귀)했다. 맥마흔 부녀(빈스+스테파니)의 자화자찬 마이크웍에 찬물을 끼얹으며 등장한 그는 쉐인 맥마흔. 그는 여유로운 마이크웍으로 빈스와 스테파니, 트리플H를 저격하며, 그들의 경영으로 인해 회사가 바닥을 쳤다고 주장했다. 이미 WWE팬들 사이에서도 그들의 경영(특히 스토리 라인)에 대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었던 때라 그의 마이크웍은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저격만 하러 오랜만에 링으로 올라온 것은 아닐 터. WWE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던 그는 결국 빈스에게 로 경영권을 달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냥 넘겨줄 빈스가 아니다. 잠시 당황하는 듯 했던 빈스는 쉐인에게 로 경영권을 두고 ‘악마의 거래’를 제안한다. 레슬매니아에서 언더테이커를, 그것도 헬 인 어 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레슬매니아 전적 22승 1패의 언더테이커 vs 하드코어 스타일 쉐인 백마흔


언더테이커와 레슬매니아에서 상대한다는 것은 그 상대에게 가혹한 주문일 수밖에 없다.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 성적은 ‘22승 1패’. 무적에 가깝기 때문이다. 비록 21연승을 이어오다 2014년에 브록 레스너에게 끊기긴 했지만, 그의 연승기록과 레매 기록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이렇기 때문에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 성적은 레슬매니아의 흥행 성적으로 이어져 오기도 했다.

그렇다고 언더테이커가 이기기 쉬운 양민학살의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다. 최근 10년 간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 상대를 살펴보면, 브레이 와이어트(레매31), 브록 레스너(30), CM펑크(29), 트리플H(27, 28), 숀 마이클스(25, 26), 에지(24), 바티스타(23), 마크 헨리(22), 랜디 오턴(21) 등 쟁쟁한 스타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수많은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상대가 쉐인 맥마흔? 조금은 맥이 빠지는 대진이라고 생각이 들기 쉽겠지만, 쉐인 맥마흔 또한 WWE에서 명장면들을 여럿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특히 반칙패(DQ)가 없는 경기에서는 두각을 드러냈다. 부상을 무릅쓰고 상대나 오브젝트를 향해 몸을 날리거나. 심지어 타이탄트론 위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2001 킹 오브 더 링에서의 커트 앵글에게 던져져 유리가 박살난 장면은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한다.


maxresdefault.jpg?type=w2

▲ 쉐인 맥마흔의 명경기 중 하나인 '2001 킹 오브 더 링'. 커트 앵글에게 던저져 유리가 박살나고 있는 이 장면을 위해 쉐인은 두 번이나 단단한 유리에 쳐박혀야 했다. 특히 첫 시도 때 유리가 깨지지 않은데다 쉐인은 목부터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한번 더 시도하라는 쉐인의 요구에 다시 한 번 유리에 던져지고.. 이 경기는 쉐인의 명경기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이번 경기는 하드코어 경기에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두 선수가 맞붙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을 떠나 누가 이기든 분명 명경기가 될 것이다. 물론 PG등급으로 피 튀기는 장면을 연출할 수 없기에 맥은 좀 빠지긴 하겠다만, 하드코어한 명장면을 많이 만들어낸 쉐인 맥마흔이 등장한다면 셀 위에서 떨어지는 장면까지는 아니더라도 의자를 비롯한 여러 무기(?)들이 등장할 것이고, 언더테이커 또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헬 인 어 셀 매치에서 명장면을 수차례 연출해 냈기 때문에 특유의 노련함으로 경기를 잘 이끌어 갈 것이다.

변수가 있다면 언더테이커의 나이와 쉐인의 경기력. 언더테이커는 실제로 1년 전 레슬매니아 31에서는 브레이를 상대로 체력 문제를 많이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이후 있었던 레스너와의 두 차례 대결에서는 조금 나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쉰이 넘은 나이에 헬 인 어 셀 경기는 조금 힘겨운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쉐인 또한 2년 이상 링 위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경기력을 단기간에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cd8cb731917fb0d143c61de54ec6ef688f02038b_hq.jpg?type=w2

▲ 언더테이커의 유명한 헬 인 어 셀 경기 중 하나인 1997년 킹 오브 더 링에서 열린 언더테이커와 맨카인드(믹 폴리)의 헬 인 어 셀 경기. 믹 폴리는 이 경기에서 두 번이나 철장 위에서 떨어졌다. 첫 번째는 각본대로 중계 테이블로 떨어졌으나 팔이 부러지고 목에 구멍이 나는 부상을 입었다. 이후 요원들에 의해 후송됐지만, 믹 폴리는 다시 돌아와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번엔 천장이 무너져 헬 밑으로 떨어진 믹 폴리. 나중에 믹 폴리는 이를 두고 '조금만 빗나갔으면 목이 부러져 죽었을지도 모른다'라고 회자하기도 했다. 언더테이커와 WWE(당시 WWF)는 이 두 사고로 인해 경기 도중 심히 당황했으나, 믹 폴리는 개의치 않고 경기를 끝까지 진행했다.


23-1 vs 22-2


하지만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프로레슬링의 특성상 스토리 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기 결과는 양 선수의 경기력보다는 스토리 라인을 더 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기는 레슬매니아에서의 언더테이커가 갖고 있는 상징성과 로 경영권이 달린 쉐인 맥마흔의 향후 스토리 라인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에 매우 복잡하다.

현재 두 선수는 우선 풀타임 레슬러가 아닌 ‘파트-타임 레슬러’다. 자세한 계약 사항은 잘 모르지만 언더테이커는 몇 년 전부터 소수의 PPV에만 등장해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풀타임 레슬러라고 보기에는 어렵고, 쉐인 또한 WWE와 공식 계약을 맺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렇게만 본다면 언더테이커의 승리를 점쳐 볼 수 있다. 쉐인이 레슬매니아 32에만 나오는 파트-타임 계약을 맺었다면 향후 스토리 라인에 등장할 가능성은 줄어들기 때문이다.(물론 후에 다시 계약할 수 있겠지만) 게다가 언더테이커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브록은 그렇다 치고 다소 영향력이 떨어지는 쉐인에게 패배한다는 것은 그 상징성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WWE의 악수가 될 수도 있다. (쉐인의 선수로서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브록과 비교한다면 그 가치는 다소 떨어진다.)


22-2.jpg?type=w2

▲ (코..언더테이콩!) 언더테이커가 이번에 패배하면 그의 레슬매니아 전적은 22승 2패가 된다.


하지만, 현재 WWE의 경영에 대해 팬들의 불만이 치솟는 상태에서 쉐인이 맥없이 물러나는 스토리 라인을 짜지는 않았을 거라는 예상도 많다. 최근 WWE에서 로와 스맥다운 브랜드를 다시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이 루머가 사실이라면 두 사람이 로와 스맥다운 경영권을 나눠서 가져야 하는데, 흐름상 쉐인이 로 경영권을 갖고 스테파니나 다른 사람이 스맥다운 경영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또, 5월에 열리는 로 입장권에 ‘Monday night RAW vs. WWE’라는 문구가 올라왔다가 곧 삭제 된 경우도 있었다. 단순 해프닝일 수도 있겠지만 팬들의 바람과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봤을 때, 쉐인의 로와 빈스와 스테파니의 WWE와 대립하는 모습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를 종합해봤을 때 향후 스토 라인을 고려해 쉐인의 승리를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다.

상징성과 스토리 라인 둘 다 고려한 상황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레슬매니아의 상징성을 고려해 언더테이커가 승리하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빈스나 어쏘리티의 방해가 있었고 이에 쉐인이 부당함을 호소해 기회를 더 얻는다는 스토리다. 여기에 더 나아가 WWE 월드헤비웨이트 챔피언십 경기에 쉐인이 난입해 트리플H를 패하게 만드는, 쉐인이 보복에 성공하는 스토리를 예상하는 팬들도 있다. 쉐인이 그냥 패배하고 로 경영권이 아닌 스맥다운 경영권에 도전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는 예측 또한 존재한다.


%BD%A6%C0%CE%B5%EE%C0%E5.jpg?type=w2


WWE의 미래가 달린 이번 경기, 그만큼 중요하다.


이 경기는 단순히 ‘누가 이길까’의 차원을 넘어선 경기다. WWE의 향후 미래가 달려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경기는 WWE가 그간 밀고 온 언더테이커의 상징성과 향후 스토리 라인의 대격변 문제가 서로 맞물려 있다. WWE가 상징성을 지킨다면 향후 스토리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고, 쉐인의 승리를 택한다면 정체된 스토리에 큰 변화를 일으킬 작은 날개짓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레슬매니아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WWE는 어떤 스토리, 어떤 선택을 구상하고 있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로만제국 WWE, 로만을 제2의 존시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