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각보다 감정을 숨기기 어렵다.
눈빛으로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영화 <남과여>를 보면 배우 공유의 눈빛에 그의 감정을 알 수 있었다.
(스포주의)
영화 마지막 장면에 상민(전도연)은 기홍(공유)에 마음을 온전히 주려고 가정을 뒤로 둔 채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가 결국 선택한 길에 절망하고 만다. 기홍은 상민을 사랑했지만 자신만을 바라보는 부인과 딸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상민(전도연)과 기홍(공유)는 마지막에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된다. 기홍은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에 눈물을 하염 없이 쏟아낸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사랑했던(혹은 사랑하는)여자를 앞에 두고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그에게 어떤 감정이었는지 눈빛을 통해 나도 느낄 수 있었다.
단순 불륜영화라고 하기에 영화가 깊이가 있었다. 무채색의 배경은 원색만큼이나 강렬했으며 두 남녀의 사랑은 20대 젊은 남녀의 첫사랑만큼이나 진실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기혼 남녀의 사랑이라는 소재에 거부감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너머 다른 것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