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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rti 아띠 Jul 13. 2019

[영화] 비포 미드나잇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편.

영화 '비포 선라이즈'과 '비포 선셋'에 이어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비포 미드나잇'을 봤다.


비포 선라이즈는 20대 남녀의 설레는 만남, 비포 선라이즈는 오랜만의 재회, 그리고 비포 미드나잇은 중년 남녀의 사랑을 담고 있다. 



비포 미드나잇은 청소년관람불가라고 하길래, 예상했던 씬이 나왔다. 그러나 설레거나 불타오르는 두 남녀가 아니라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편안한 커플의 모습이었다. (가령 성관계 도중에 아이들의 전화를 받는다거나, 말다툼한다거나... 젊은 연인 사이이었다면 전화에 응답 안하고 달콤한 대화만 오고갔을 것이다.ㅋㅋ)


제시는 이혼했기 때문에 아들은 미국에서 가끔씩밖에 못본다. 그는 소설가이면서 때때로 학교에서 강의를 나간다. 사인회나 북미팅으로 바쁘다. 그러기 때문에 셀린느는 예전에 했던 음악을 접고 제시와 낳은 쌍둥이 딸들을 기르는 환경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다.


현실적인 문제로 제시와 셀리느는 말다툼한다. 셀리느는 제시와 전아내 사이에서 낳은 아들 때문에 미국으로 이사가자는 제시를 못마땅해한다. 그러면서 제시의 과거에 바람폈을 거라는 의심을 한다거나 딸들을 혼자 키웠다고 분노를 표현한다. 상상이 지나치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녀가 흔히 그러한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제시는 '마초적'으로 화해의 손길을 내미며, 셀리느가 '백치미'인 척을 하면서 둘은 화해한다.  


(셀리느는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지만 백치미를 연기한다. 모순되지만 이게 현실이 아닐까 ...)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불타오르는 사랑은 아니지만, 잔잔하면서 둘이서 만들어가는 사랑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연인의 사랑은 완성물이 아니라 함께 쌓아나가야한다는 것... 


비포 시리즈에서 비포 선라이즈의 설렘은 가장 인기가 많은 영화였지만, 나는 오히려 비포 미드나잇이 가장 좋았다. 진짜 사랑을 봤고, 이로써 둘의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포 선셋의 장면


그렇다고해서 첫만남 혹은 재회의 설렘에서의 사랑이 하찮다는 과소평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냥 그건 불안정하고 언제 헤어질지도 모를 뿐, 그것도 사랑은 사랑이긴하다. 그러나 나는 사랑에는 환상은 없고 미완성임을 깨닫게 해주는 마지막 영화 비포 미드나잇의 메시지가 더 좋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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