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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살리아 Sep 23. 2017

#12. 드라마의 시작

당신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이야기


로이는 자연스럽게 일어나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드미트리가 그려 넣은 욕조 속 해골 그림의 안대를 코트 주머니 양쪽으로 나눠 쑤셔 넣었다. 그의 코트 주머니가 불룩 튀어나왔다. 다시 원탁의 테이블로 걸어와 앉았다. 모래시계가 거의 다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카일은 로이를 설득해야만 했다.


“네가 얼마나 오웬을 신뢰하는지 알아.”


카일의 입에서 오웬의 이름이 거론되자 로이를 비롯한 모두가 카일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카일의 말에 제이슨이 거들었다. 로이는 그들을 향해 비웃었다. 그들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었던 드미트리는 영문도 모른 채 로이의 표정을 살폈다.


“좋아. 네가 믿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어. 그렇지만 지난달에 에지도 우리 팀에 합류했어.”


“에지를 미끼로 던져도 달라질 건 없어.”


로이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곧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제이슨이 그런 로이에게 힘주어 말했다.


“아마 탄자니아에서 만나게 되겠지?”


마지막 카일의 말에 로이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 순간 모래시계 안의 가루가 아래로 완벽하게 쏟아져 내렸다. 안티텔레프는 마지막 빛을 발하며 다시 엄지손톱 크기로 줄어들었다. 원래의 크기로 돌아간 안티텔레프에 의해 위에 올려져 있던 모래시계가 흔들거리며 탁자 위로 떨어졌다.


“Вошла ложь, вот где начинается эта драма”


로이가 러시아어를 내뱉고는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알아들을 수 없었던 카일과 제이슨은 동시에 드미트리를 쳐다보았다. 드미트리는 난처한 듯 로이의 말을 통역해 영어로 내뱉었다.


“Lies come in, that`s where that drama begins.”

(거짓을 말하기 시작하면, 그곳에서 드라마가 시작된다는군요)




당신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이야기

트래블러: 죽음에는 차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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