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아 May 20. 2023

삼시쇼핑 수영세끼

「괌 여행기-Ep.06」 완벽한 휴양

아침부터 수영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수영복을 빨아서 발코니에 널어두곤 바로 쇼핑몰로 향했다. 괌 여행은 단순하다. 아침 먹고 수영, 점심 먹고 쇼핑, 볕 좋을 때 놓치지 않고 물놀이, 저녁식사 후 쇼핑, 자기 전에 수영... 수영-식사-쇼핑의 무한 반복이 전부이다! 괌은 섬 전체가 면세구역이기 때문에 여러 브랜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서 누구나 삼시세끼 챙겨 먹듯 쇼핑을 하게 된다. 평소에는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도 괌에서는 마치 쇼핑 중독자가 된 것 같은 하루일과였다.


괌에는 쇼핑몰이 몇 개 있. 우리 숙소가 있는 투몬 지역에 <더 플라자>와 <T 갤러리아>가 있다. <더 플라자>는 숙소와도 연결되어 있어 매일 저녁마다 산책 삼아 구경을 다녔다. 실제로 구매한 것은 편의점에서 파는 기념품 정도였으나, 하루종일 진지하게 고민해야 되는 것이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살지 정도라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그 맞은편에 위치한 <T 갤러리아>에는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미우미우 등 가장 많은 명품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데 공항 면세점과 동일한 면세 가격이다. 한국 관광객이 워낙 많이 오다 보니 점원들이 으레 한국말로 인사를 해왔다. 괌에 간다고 하니 회사 동료들이 '구찌가 괌 특산물'이라며 하나 사 오라고 했었던 것이 기억나서 관심 있게 구경했지만, 관세와 환율을 생각하니 쉽게 지르지는 못했다.


"딱히 필요도 없는데..."

"명품을 필요해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하지만 친구들 중 누구도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했다. 눈 호강만 실컷 해서 눈만 한껏 높아진 기분인데, 양손 가득 명품 브랜드에서 구매한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관광객들이 잔뜩 있었다. 구매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할 뿐인데 어째서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지 알 수 없다. 쉽게 소비를 결정하는 그 대담함이 부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T갤러리아, 마크로네시아 몰 그리고 괌 프리미어 아울렛

숙소 앞에 갤러리아가 있었지만 나와 친구들은 <괌 프리미어 아웃렛 (GPO)>과 <마이크로네시아 몰> n차 방문했다. 명품 브랜드는 없지만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게스, 폴로 랄프로렌, 고디바 실속 있는 생활 밀착형 랜드들의 할인 폭이 커서 이곳에서는 쇼핑할 거리가 많았다.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나와 친구들에게는 역시 명품보다는 중저가 여러 개를 사는 것이 마음이 편다. 창고처럼 쌓여있는 물건들 가운데에서 '득템'을 하려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돌아다다. 핑의 맛이 이런 것일까!


녘이 되어서 서둘러 해변으로 향했다. 괌에서 일몰을 보면서 수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넓게 뻗은 수평선을 따라 환상적인 석양이 매일 펼쳐지기 때문이다. 쇼핑으로 지쳤어도 노을을 보며 수영을 하다 보면 피곤함이 싹 없어진다. 해가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친구들과 석양을 맞으며 저녁메뉴를 골랐다. 스테이크를 먹을 것인가 코코넛 쉬림프를 먹을 것인가가 최대 고민인 시간이 행복해서 웃음이 픽픽 새어 나왔다. 그동안 휴양지보다는 관광지를 많이 다녔었는데, 괌은 휴양지의 매력이 넘치는 섬이다.


"어쩌지. 나 이제 휴양지에 완전히 맛 들려버린 거 같아..."


여유롭게 파도치는 해변, 모두 근심 없이 행복한 표정들, 길게 늘어선 야자수,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지는 흥겨운 음악. 완벽한 휴가다.


선셋 수영은 선택 아닌 필수
이전 06화 괌에서 아침 수영을 하면 생기는 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