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잔물결 Jul 21. 2020

C의 시선, 나를 아껴주기


퇴근 후 잠시 카페에 들렸다.


요즘 너무 글을 쓴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양심의 가책을 좀 심하게 느꼈기에 잠시 글을 써보려고 아이패드를 꺼냈다. 무슨 글을 써야할지 잠시 고민을 했다. 요즘 내 일상은 너무 일, 일, 일의 연속이어서 사실 쓸 말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이지만 그래도 뭔가 정제된 글을 써야된다는 압박이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근데 거기서부터 잘 못된 것 같다.


나는 남의 눈치를 잘 보는 케이스다. 남들이 보는 나는 쿨해보일 수도 있지만(아님 말고...) 내가 보는 나는 절대 아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도, 브런치를 시작할 때도 지인에게 알리지 않았다. 괜히 남들 눈 생각해서 적고 싶은 글들 못 적을까봐. (물론.. 이것도 언젠가 보겠지... 응... 모른척 해줘...)


그래서 안 받아도 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그게 바로 요즘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다음 방송에 새로운 포맷을 도전하게 되었다. 새로운 포맷 중 하나를 내가 편집하게 되었는데 그게 부담이 어마어마했다. 아니 내 스스로 날 힘들게 만들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비슷한 포맷이 두개가 더 들어가는데 나 스스로 그 둘과 비교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촬영을 직접 해온게 아니라서 내가 선택할 권한조차 없었지만 괜히 촬영에서부터 비교를 많이 했다. 나는 그들과 다르게 동시에 2개 회차를 진행했어야 했는데 둘다 잘하고 싶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고민이 많았고 나도 모르는 새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었다. 다른 것보다 잘 했다는 말을 들어도 아닌 것 같았다. 입 발린 소리가 아닐까? 싶었다. 안 받아도 되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긁어 모아서 먹고 있었다.


내가 나만 생각했다면 아마 그러지 않았겠지?

다른 사람하고 비교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겠지?


비교는 나를 성장시키는 무기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갉아먹는 존재가 된다.


나를 사랑하기의 가장 첫 번째, 남의 눈치를 보지 말자.

과연 얼마나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눈치 없는 사람마냥 나만 생각하고 달려볼까 한다.

아니야, 달리지도 않을 거다. 나만 바라보고 천천히 걸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글들도 천천히 남겨봐야지.

꾸준히 한다는 거 어려운데 그래도 열심히 해볼 거다.


홧팅...!





camera ; Leica minizoom

film ; kodak gold200



@ 2020. AAYUUL All Rights Reserved.



작가의 이전글 필름카메라와 함께한 태풍이 부는 날 제주에서 0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