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21일 토요일
오늘은 아제르바이잔을 떠나 조지아에 입국하는 날이다. 아제르바이잔 북서쪽에서 육로로 국경을 넘어간다. 아침 7시 45분 셰키 호텔을 떠나 북서쪽으로 약 2시간을 달려 발라칸 지역 국경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다가 오락가락한다. 국경통과는 모든 여행객들은 차에서 내려 고개 위에 있는 출국심사대까지 모든 짐을 끌고 경사로를 올라가야 한다. 출국심사 후에 다시 조지아 국경까지 언덕길을 올라가서 국경을 따라 흐르는 개울의 다리를 건너면 조지아 땅 라고데키이다. 다행히 우리 여행팀 앞에 다른 여행팀이 없어서 기다리지 않았는데 여행객이 밀릴 때는 두세 시간 걸릴 수도 있고 비가 오면 언덕길을 우산 쓰고 짐 끌고 올라가야 한다. 약 300m 길이의 언덕길을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배낭 메고 캐리어 끌고 가는 것은 완전히 고난의 행군이다. 조지아 입국 절차는 무비자로 간단히 끝났고 버스 타러 가는 길도 평탄하다. 조지아에서는 한국인이 무비자 360일 체류 가능하고 며칠 동안 옆나라 다녀오면 또 1년 살 수 있다고 한다.
조지아에서의 첫 일정은 100만 송이 장미 노래의 발상지이자 사랑의 도시로 알려진 시그나기이다. 시그나기는 산 위에 성벽에 둘러싸인 오래된 도시인데 조지아에 기독교를 들여온 성녀 니노의 무덤이 있는 보드베 수도원과 성당이 있다. 휴일이라 그런지 성당에 관람객들이 많고 성녀 니노의 무덤이 있는 수도원 건물에는 긴 줄이 있어서 뒤에 줄을 섰다가 시간이 너무 걸려 참관을 포기하고 나왔다.
점심 식사는 카헤티 지방의 조지아식 전통 와이너리에서 양조장에서 하였다. 조지아는 세계 최초로 와인을 빚은 나라라고 하는데 조지아식 와인은 포도 열매와 잎 들을 크베브리라고 부르는 커다란 항아리에 넣고 땅에 묻어 숙성시킨다고 한다.
시그나기 성은 16개의 망루와 4개의 문이 있으며 외적이 침입하면 주변 주민들이 피난을 와서 살았던 곳이라 한다. 성 아래 주차장에서 관광 카트를 타고 성안에 들어와 성벽 따라 걸으며 시내 투어를 한 후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 향했다.
조지아는 인구가 500만인데 그중 250만 명이 트빌리시에 산다고 한다. 약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트빌리시는 시내 중심에 쿠라강이 흐르며 옛날 카라반의 주요 경유지였다고 한다. 시내에 들어오니 교통량이 많아 차가 움직이기가 힘들다. 쿠라강 서쪽의 고지대에 위치한 구 시가지 식당과 호텔은 길이 좁고 버스가 주차하기 힘들어 입구에서 좀 떨어진 큰 길가에 정차하여 언덕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저녁식사는 한식당에서 나흘 만에 한식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