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by 글쓰는메시

100년 전 소설을 읽으며 지금 시대에도 통용이 되는 생각, 문화 등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사상이나 삶의 태도라면, 향후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할 것들이 아닐까.


1. '산시로에게는 세 세계가 생겼다. 모든 것이 평온한 대신 모든 것이 잠에 취해 있다. 돌아가려고만 하면 당장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중략)... 두 번째 세계는 이끼 낀 벽돌 건물이 있다.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높이 쌓여 있는 책이 있다....(중략)... 세 번째 세계는 봄처럼 찬연히 흔들리고 있다. 환성이 있다.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 중 으뜸가는 것으로 아름다운 여성이 있다.'


: 이 문장을 읽으며 대학 생활이 떠올랐다. 두고 온 고향, 대학 공부의 시작 그리고 모든 것이 재밌고 흥미로웠던 대학생활, 사람들과의 만남. 생각해 보니 비단 대학생활뿐만 아니라 직업을 가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게 될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자라온 고향과는 동떨어진, 빠르게 변화하고 늘 새로운 자극을 주는 이 세계. 그렇지만 나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그것들과 거리를 두고 읽고 공부하고 계발을 해야 한다는 것. 주인공은 공부는 공부대로 꾸준히 하면서 아름다운 여성을 어머니가 계신 촌으로 데려가겠다는 생각을 한다. 세 세계를 단순 통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깨닫는다. 단순히 세 세계를 더하는 것은 나의 상상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내가 그러한 상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직 철이 없는 학생이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새로운 스테이지로 넘어가려는 사람은 내가 가지고 있던 것, 내 삶의 일부분을 놓아주고 가야 한다는 것을.


2. '"제가 그렇게 건방져 보이나요?" 이 말로 안개가 걷혔다. 명료한 여자가 나타났다. 안개가 걷힌 것이 원망스럽다.'


: 미네코는 신여성이다. 자신보다 떨어져 보이는 사람과의 연애는 꿈꾸지 않는다. 집안이 정해주는 결혼 같은 것도 상관 안 할 듯싶다. 산시로는 처음 미네코를 봤을 때 다른 사람을 개의치 않는 그녀의 당당함과 당돌함에 크게 반했다. 그러나 그 사람의 태도가 개성이나 매력이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데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는 환상이 깨졌다.


내가 상대방에 대해 가진 환상은 ‘환상’ 일뿐이다. 세상에는 그렇게 특출 난 사람도 모자란 사람도 드물다는 것. 싹수없음은 독특한 매력이 아니라 상대방을 무시하는 건방진 태도라는 것.


3. '"뒤집어질 정도로 웃었다느니 하는 놈들 중에 실제로 웃었던 놈은 하나도 없어. 내가 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것도 말이야, 실제 목적은 의식주에 있으니까....(중략)... 그 자체가 목적인 행위만큼 솔직한 것은 없고, 솔직한 것만큼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것도 없으니까 모든 일에 솔직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까다로운 교육을 받은 자는 모두 비위에 거슬리는 거지."'


: 히로타 선생이 볼 때 현실 세계는 위선자 천지다. 다들 목적은 다른 곳에 있으면서 자신의 추악한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그럴듯한 말들을 꾸며낸다. 히로타 선생 본인도 학교에서 교사를 하고 있지만 학생을 위하는 것보다는 그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학교 근무의 주목적이다. 위선자 천지인 이 세계에서는 행위자체가 목적인, '솔직함'은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솔직함이라는 아름다움은 위선자들에 의해 '어리석음'이나 어린 사고로 비하받는다.


위선자들이 아우성치는 시대에 우리는 우리의 솔직함을 잘 지켜가며 살아갈 수 있을까.


4. '"어느 모로 보나 상대에게는 위선으로밖에 보이지 않도록 대하는 거지. 물론 상대는 불쾌한 느낌이 들겠지. 그것으로 본인의 목적은 달성되는 거네. 위선을 위선 그대로 상대에게 통용시키려는 솔직한 점이 어디까지나 선임에 틀림없으니까. 이 방법은 교묘하게 이용하는 자가 근래에 꽤 늘어나는 것 같네."'


: 그런데 이 솔직함이라는 것을 무기로 삼아 남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건방진 태도, 예의 없는 행동, 싹수없음을 솔직함이라는 낱말로 포장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고 아무렇지 않게 지낸다. 이것 또한 이 시대의 문제아들이다.


솔직함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을 때에만 그 순수함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가 그렇게 힘든 것일까.


이 책이 100년 전에 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언제 어디서나 어느 시대에서나

무식한 것을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떠들어대는 자들이 넘친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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