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막연한 두려움으로 사로잡히자 마음은 땅끝을 향해 나아갔다. 마음이 이렇게나 우울한 일은 아닐 텐데 하다가도 삶 자체가 원래 허무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나고 슬프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내가 나를 치유해야겠다.
나는 가톨릭 신자다. 종교에 대해서 다른 사람, 특히 가족에게 내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다. 잘 살면 타인이 내 종교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몹시 중요하다. 대충 살면서 종교를 강요하는 사람들,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종교인에게 몹시 거부감을 갖는다.
나는 법륜스님의 강의가 좋다. 스님은 질문자의 질문을 끊지 않는다. 질문자 중 일부는 서론이 몹시 길다. 답답한데도 스님은 잘 듣고 질문의 요점을 파악한다. 답도 아주 간단하다. 절로 탄성이 나온다. 스님의 목소리는 흔들림도 화도 잘난 체도 없이 한결같다. '인생사 별 일 아니다. 다람쥐가 인생이 뭔지 생각하고 사느냐, 그저 살뿐이다. 시간 남으면 봉사나 하라.' 인생이 별 거라도 되는 줄 알고 살아왔는데 다람쥐랑 나랑 다른 게 없구나. 오히려 다람쥐는 집도 돈도 옷도 관심 없는 초월한 존재구나.
신부님들도 유튜브를 하신다. 요즘은 황찬연신부님 강의가 좋다. 노인에 대한 강의가 많은데 나이가 들어서 하면 안 되는 언행에 대해 듣고 있으면 우리 시어머니와 친정엄마가 제발 들었으면 좋겠다. 유쾌한 목소리에 밝고 경쾌하다.
법륜스님과 황창연신부님은 공간을 밝은 에너지로 채운다. 그 공간 안에서 치유가 됨을 느낀다. 어느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보다 더 나를 돌아보게 한다. 예약도 대기도 없는데 공짜다. 무엇보다 치료결과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