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해제 전 마지막 끼니는 냉장고에 남은 모든 걸 해치워야 할 것 같았다. 재료를 나열해서 가족방에 올리자, 언니들이 해결책을 제시해줬다. 오 토달볶! 뭔가 그럴듯한 끼니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저녁은 토마토가지당근양파달걀볶음, 이라고 적으려 했지만 제목의 한계로 대충 일명 토마토 야채달걀볶음이다!
참고하긴 했는데, 재료도 순서도 다 달라서 참고한 티가 안 난다. 그리고 다시 봐도 비주얼 차이가 너무 난다. 가지의 푸르딩딩함 때문인 걸로 변명해본다.사실, 토마토와 달걀보다 다른 걸 너무 넣어서인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나름 1인분만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결과였다.
1.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당근을 볶는다.
오늘은 딱딱하지 않은 당근을 먹겠다고 다짐했다.
오늘도 저 멋진 만능 다지기가 열일해주셨다. 그래도 이번에는 두 재료를 섞어서 다지면 익는 속도가 다르다는 걸 깨달아서, 가지랑 당근을 각각 다져서 볶았다. 언니가 말해준 순서대로 당근부터 볶아 봤다.
2. 당근이 익는 동안 계란 2개를 풀어준다.
혼자 먹을 거라 대충만 풀었던 흔적
3. 당근이 어느 정도 익으면 다진 가지를 넣고 볶다가, 아주 살짝 다진 방울토마토를 대충 추가한다. 저 국물은 뭘까... 가지랑 토마토가 물이 많아서 이 때부터 낌새가 좋지 않았다.
볶음보다는 스튜가 어울려보이는 비주얼
4. 슬슬 간을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 다급하게 계란 투입, 굴소스 반 숟가락과 진간장 반 숟가락을 넣어서 간을 했다. 음, 요리는 완성된 것 같은데 영 식욕이 도는 비주얼이 아니라고 언니에게 말했더니, 후추를 뿌리면 된단다. ㅋㅋㅋㅋㅋ잘은 모르겠지만 그런가 싶어서 일단 열심히 갈아서 올려봤다.
비포 후추와 애프터 후추. 식욕이... 생기나?
혼자 먹을 것이라 플레이팅도 없이 요대로 식탁에서 챙겨 먹었다. 생각 외로 맛있었다. 근데 만들고 보니 저번에 했던 야채 오믈렛과의 차이점이.... 계란이 더 적고 뒤집지 않는다 정도밖에 모르겠다. 아, 간을 소금으로 하지 않는 것도 있겠구나. 뭐 모로 가든 맛만 있으면 되긴 하는데, 그래도 계속 이렇게 사진을 찍어 올려보다 보니 좀 더 예쁘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