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학을 하러 입싱

온가족이 싱가포르로

by 포헤일리

24년 7월30일 온가족이 싱가포르로 떠났다.

1학기동안 살아야하니 3명의 트렁크에는 헤일리의 잡다한 생활용품과 옷들, 한식 레토르트 식품등등이 가득 들어차있었다.

나도 별수 없는 엄마인 것이 가면 다 도움이 된다고 이런 거까지? 하는 용품들까지 챙겼다.

그런데 가서 보니 더 안 사온게 후회될 정도였다.


가서 사야지 했던 품목들중에 침대패드가 있었는데 너무 비싸고 품질이 한국것만 못하였고 특히 수건도 그러했다. 그냥 압축팩 넣어서 가지고 올껄..

뭐든 다 후회가 남는 법. 완벽할 순 없잖아?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떨리는 맘으로 싱가포르 거리를 둘러보았다.

헤일리가 초등학교때 싱가포르 여행 온적이 있어서 2번째 방문이긴했지만.. 이제 여기서 살아야된다고 생각하니 여행자의 시선과는 다른 여러가지가 보였다.

여행과 삶은 이렇게 다른거구나.


헤일리는 다음날부터 신입생 OT등 개학전이라도 일정이 많았다.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바로 건강검진이 있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병원에 검진을 해놓고

OT하는 학교로 같이 가주었다. 처음이니 잘 모르기도 하고 떨릴테니 같이 있어주고싶었다.

학교는 신입생들을 반기는 선배들의 티셔츠색과 신입생들의 티셔츠색으로 구분이 되었고 한눈에 딱봐도 티셔츠색을 보지 않아도 설레이는 눈빛의 신입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엄마~ 여기서부턴 혼자갈테니 아빠랑 좋은 시간 보내~ "라고 하고 쿨하게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고등학교때 기숙사 언덕을 트렁크 끌고 올라가는 아이의 모습이 안보일때까지 뒷꿈치를 들고 한없이 바라봤던 기억이 같이 떠올랐다.


헤일리는 신입생 준비물같은걸 받고 외부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엄마 아빠는 들키지않게 살금 살금 아이 뒤를 따라가보았다. 이게 진정 해외까지 와서 하는 헬레콥터맘이 아닌가.

더운 나라니 물통을 필수처럼 옆에 들고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침에 한국에서 사온 튼튼한 물통을 보낸걸 잘했다 생각하며 아이가 야외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걸어갔다.

선배들이 진행하는듯해보였고 무슨말인지는 자세히 안들렸으나 뭔가 퀴즈를 내고 참여를 하는 분위기였고 화기애애했다. 이미 그룹이 짜있어서 그룹쪽으로 향하는듯했다.

나무가 우거진 그늘쪽에 천만이 쳐진 야외에서 아이들은 옹기종기 앉아서 화면을 보고 뭔가를 하는 느낌이었다.

엄마아빠는 멀찌감치서 파파라치처럼 아이를 지켜보았다.

꼭 초등학교 처음 입학시켜놓고 안절부절 못하는 초보 1학년 엄마같았다.

그 광장이 보이는쪽에 베이글이랑 음료를 파는 가게가 있어서 거기 벤치에서 한참을 쳐다보았다.

아이가 보일듯 안보일듯 하고 시간이 길어지길래.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밥을 먹으러 가기로했다. 발걸음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싱가포르는 부산보다 약간 작고 간척지와 제방을 제외하면 서울과 비슷한 도시 국가다.

1인당 GDP가 5만8천달러로 세계6위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수치인 것이다.

중국인이 70%로 가장 많고 다음이 말레이인 13%, 인도인 9% 정도이다.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등을 쓰는 다민족 국가였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2룸에 화장실이 2개인 방을 구했는데 오래되었음에도 엄청나게 비쌌다. 성인3명이니 호텔을 예약해도 2방을 구해야하니 같이 생활하기에는 2룸 형태의 에어비앤비가 더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역근처였고 오차드로드와도 가까운데 주거지역이라 조용하고 쉬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시설이 오래되었고 한국과 비교하면 가격이 너무 비쌌던터라 아쉬웠지만

지금 가격을 조회해보면 그 가격에 이마저도 없음에 또 한번 놀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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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가는 중이니

내가 대신 해줄 수 없다는걸 알기에

엄망 아빠는 오랜만에 다시 온 싱가포르를 둘러본다.

마음 한켠에는 뭘하고 있을까? 밥은 잘 먹고있을까? 도시락 준댔는데.. 애들이랑 이야기는 잘 될까?

친구는 만들었을까? 등등 머리 따로 몸따로 하루를 보냈다.

면적당 세계1위라는 쇼핑몰 개수가 있다는 싱가포르를 낮에 돌아다녀보니 바로 이해가 되었다.

근처 쇼핑몰에서 밥도 먹고 차임스 성당에 왔다. 푸르디 푸른 하늘에 흰색의 성당이 대비되어 더 없이 쨍하게 다가왔다. 유럽의 대단한 건축물은 아니더라도 도심에 있는 유럽풍 성당은 충분한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었다.

낮에와서 그렇지만 밤에오면 일식 양식 멕시칸 등등 레스토랑도 많고 음악이 흐르는 펍도 유명하다고한다.


마음이 걱정되고 불안할땐 걸으라고 했던가.

우린 그 더운 날씨에 좀 걷기로했다. 포트캐닝 파크라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과 일본군이 사용했으며 1972년 공공 공원으로 탈바꿈하여 시민의 힐링 공간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포트캐닝터널은 아침 일찍가야할 정도로 인스타 명소인 곳이라 낮에 가니 이렇게 터널 하늘만 찍을 수 있었다.

사진 줄이 어마 어마 했었기때문에 ..

거대한 엘로우트리를 나선형 계단에 앉아서 위로 찍는 사진은

사람의 시선에 따라 세상이 어떻게 달리 보이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앞을 보면 그냥 나선형 계단

위를 보면 터널로 한정된 시야로만 보이는 나무와 하늘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멀리 한국에서 보면 빌딩숲에 GDP가 높은 잘사는 나라이며

교육열이 쎄서 아이들도 똑똑한 ~ 경쟁 속의 나라라고만 봐서

지레 겁먹고 걱정하고 헤일리 앞날이 불안했으나


저기 보이는 옐로우트리 하늘을 보니 티 없이 맑고 깨끗하며 자연적인 이 나라가

그리 삭막해보이지만은 않는다.

내 생각을 내가 너무 제한한 것은 아닌가. 괜시리 불안만 했던건 아닌가.

여기서 아이가 꿈꾸게 될 새로운 꿈을

시작을

제한 없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기로 맘 먹었다.

헤일리 뒤에서 저 나무처럼 든든히 버텨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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