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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쁜 이야기 Mar 14. 2023

하느님께 쓰는 편지

7. 좋아해도 다 알지는 못한다.

좋아하는 것이 몇 개 없지만

좋아하는 것에서만큼은 최선이고 싶은

편벽한 기질의 나도


어느새 많이 좋아하는 것과

덜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나눠 담을 수 있는

분별력이 생겼어요.


어떻게 보면 시스템에 굴하지 않고도

작가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것이고

어떻게 보면 시스템이 원하는 전문 작가는

아니게 된 것이겠지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고 싶었기에

선택한 길이니

후회는 없어요.


드라마 명작은 20년을 버티고

영화 명작은 50년을 가며

소설 명작은 100년을 버틴다고..


문화 트렌드를 따라다니지 말고 앞서 기다리며

돈이 내모는 시스템에 떠 밀려가지 말고

명작을 쓰는 작가가 되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기억이 나요.


오늘 빼먹은 말이 있어

다시 기리려 합니다.


만화 명작은 70년을 간다고요.


피고 지는 꽃처럼  

문화는 시대와 바람에 따라

다른 꽃을 피우고  

어떤 작가는 꽃도 피지 못한 채

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작가는 꽃인지도 모를 꽃을 피웠으나

깊은 맛의 열매를 우리에게 내어주기도 하지요.


검정고무신 이라는 따뜻한 세계를

많은 사람들에게 피어 올린

이우영 작가님,

당신의 어여쁜 세계를

참 좋아했습니다.

좋아했지만 다 알지는 못했네요..


8 년 전 우리들이 만든 표준 계약서는

욕심의 물결을 어디까지 막아 주고 있을지...

다시 손을 보게나 될 수 있을지...


하느님.

당신의 자비하심에

우리들의 무관심과 어떤 이들의 뻔뻔한 욕심까지 맡깁니다.

좋아했지만

미처 알지는 못했던  

그 마음이 어땠을지 다시 생각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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