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벼리영 에세이와 산문
붕어빵 세 개가 8억이 된 이야기
페르소나 2
by
벼리영
Aug 17. 2023
붕어빵 세 개가 8억이 된 이야기
-진짜 같은 스토리텔링
고아원에서 자랐던 아이는 얼마나 먹고 싶은 것이 많았을까
엄마가 차려준 밥상이 또 얼마나 그리웠을까
오래전 어느 시 마을에 붕어빵 굽는 냄새가 어린 사내아이를 자극했다.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고아에게 한 아저씨가 다가왔다.
"
붕어빵 먹고 싶니"
아저씨는 붕어빵 세 개를 사서 아이에게 건넸다.
붕어빵이 얼마나 맛있던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그때의 기억으로 붕어빵을 얘기한다.
아이는 어느 가정으로 입양되었고 성장을 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극복하며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영특해서 국가장학금으로 프랑스 유학도 갔다. 그곳에서 세 개의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으로 금의환향했다.
통역사로 활동하며 승승장구해 돈을 많이 벌었다.
서울에 120평 사무실을 샀고 지방에 넓은 수목원을 구입했다.
그곳은 최신 설비로 건축해서 문화예술의 장으로 만들려는 다부진 꿈을 품은 땅이다.
그는 몇 십 년 전 어릴 때 자랐던 곳,
붕어빵 팔았던 곳을 찾았다.
붕어빵 가게는 흔적도 없고 그곳엔 동사무소가 세워져 있었다.
그는 붕어빵 사줬던 아저씨를 찾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았는데 이미 늙고 병든 몸 그의 자녀들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그는 그때의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8억짜리 아파트 한 채를 사줬다.
고마움을 답례한 눈물겨운 붕어빵 이야기는 뭇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연말이면 몇 천만 원의 큰돈을 그 동사무소에 익명으로 20년 넘게 기부하고 있다고 한다.
얼굴 없는 천사인 것이다.
이쯤 되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넘어 존경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는 그를 비롯해 그의 스승이라 일컫는 sns의 리더이자 출판사 대표 입에서 회자되었기에 기정사실화 되었다.
그러면 이 이야기는 진짜일까 거짓일까
1.
내 어릴 적 기억 하나
우리 집은 사람과 차가 다니는 길 옆에서 구멍가게를 했다
어느 날 해 질 녘 엿을 팔러 다니는 엿장수 아저씨가 가게 앞 와상에 엿판을 내려놓고 쉬고 있었다.
물끄러미 쳐다보는 내게 아저씨가
'엿 먹고 싶나 좀 줄까?'
그러더니 한 가닥 잘라서 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곤 곧바로 떠나버렸다.
난 엿을 우물 거리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엿이라 생각했다.
부모님께 아저씨가 주신 거라며 남은 엿을 보였고 난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공짜로 얻어먹었다는 이유에서다.
돈을 주시며 당장 가서 지불하라고 했지만 이미 아저씬 떠난 후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야단을 맞긴 했지만 그때의 엿맛을 잊을 수가 없다.
적당한 키 가무잡잡한 아저씨 얼굴은 세월 속에 묻혔다.
그분을 찾으려고 우리나라 경찰을 다 동원해도 몇십 년이 지난 지금 찾을 수 있을까
상상에 맡겨본다
2.
서울 100평이 넘는 사무실과 지방 넓은 땅을 가본 사람이 없다는 거다.
내 시집을 부쳐주기 위해 주소를 부탁했지만 공짜는 안 받는다며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재차 부탁해도 마찬가지
그러던 중 여기저기서 얘기가 들려왔다. 어느 누구라도 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흘린 말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했고
그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그 단서를 공개하지 못함을 이해하기 바란다.
그분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니
난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죄질이 나쁘면 고발할 수 있으니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문자를 보냈다.
자신은 모든 상황에서 스톱하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며 그리고 면벽수행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고아였던 그가 겪었을 모진 세월을 생각하니 측은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고 했던가
요즘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이 현 사회가 안고 있는 불공평한 사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불운한 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 해도 거짓 스토리텔링으로 남을 속이는 것은 범죄다.
하루빨리 거짓된 삶에서 참된 삶을 찾아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GOD BLESS YOU ~~~!!
keyword
붕어빵
페르소나
에세이
45
댓글
10
댓글
10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벼리영
소속
계간한국디카시
직업
출간작가
화가입니다. 또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시인입니다. 독자가 공감하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구독자
226
제안하기
구독
오뚝이처럼 일어나야지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