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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에서 – 마음을 정리하는 두 편의 기록”

by Pelex

돌아보면 아쉬움뿐이지만, 그 또한 감사로 남는 시간.
나를 지나온 모든 날들에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1.2011년을 보내며

친구여!
가슴 설레던 어린 시절의 추억 한 조각이라도 꺼내어,
그저 아무 때나 불러내어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은 친구들.
하기사 아무 말 없이 만나기만 해도 좋은, 그런 친구들.
벌써 올해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구나.

정말 열심히들 살았다.
이제는 누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지난날의 그 큰소리와 열정의 여운이 아직은 남아
허튼소리라도 내지르며 ‘내가 아직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나이들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다시 한번,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삶으로 남은 인생을 향해 뛰어보자.

건강하시게, 친구여.
**생존(survival)**을 위하여,
그리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위하여.

“우리가 지나온 길이 헛되지 않음을 믿는다.”

(2011년 12월 31일)


2. 한 해를 보내며

고마운 사람들, 아름다운 만남,
행복했던 순간들, 가슴 아픈 사연들,
내게 닥쳤던 모든 일들….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옮기며
좋았던 일만 기억하자고 다짐하지만,
한 해의 끝에 서면 늘 회한이 먼저 가슴을 메운다.

좀 더 노력할 걸,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참을 걸, 좀 더 의젓할 걸….
나를 위해 살자던 다짐도 결국 아쉬움으로 남는다.

헛되이 흘려보낸 시간들,
이룬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아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본다.
내 앞에 나를 세워두고, 회초리를 들어 질타한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모든 일들에 감사하며,
나와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그리고 나를 나이게 만든 이 한 해에 감사한다.

감사의 제목이 많아 조금은 뿌듯하다.
멋진 내일을 꿈꿀 수 있어 또한 감사하다.

“감사는 지나온 시간에 바치는 가장 따뜻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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