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길목에서

by 펠렉스

2026년 신춘문예에 닿지 못한, 한 사람의 가을 기록.

①11월의 마지막 길목에서


산굽이마다,
길가의 가로수마다
노랑과 빨강, 아직 남은 초록이
햇살을 받아 가볍게 흔들린다.

떨어진 잎마다
지나온 시간이 내려앉아
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질 때
나는 그 속을 천천히 걷는다.

빨간 단풍 하나를 주워 들며
아,
그 속에 내 마음이 숨어 있었구나
비로소 알아차린다.

내년에도
이 가을과 다시 마주할 수 있을까.
허전함을 다 쏟아부어도
가을은 말이 없고
11월은 조용히 물러난다.

계절은 늘 앞서가고
나는 그 뒤를 배운다.
문득,
그리운 이들의 안부가 떠오른다.

내 삶을 염려해 묻는 사람이 있고
내가 먼저 묻고 싶은 이름이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로
오늘을 다시 견딜 힘이 된다.

이 아쉬운 11월의 끝에서
나는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넨다.
부디,
걸음마다 무사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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