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에 닿지 못한 세 번째 글
너무 늦게서야 알아차린, 가슴을 스쳐 간 바람의 정체
아, 이게 바람이구나
한낮의 가을 햇살을 피해
그늘로 들어서자
바람이 가슴을 스친다.
아—
이게 바람이구나.
숨을 깊게 들이쉬며
그 바람을 천천히 받아들인다.
왜 이제야 알았을까.
풀도, 꽃도, 나무도
산과 강과 들도
하늘 아래 놓인 것들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했다.
나는 작은 가슴 하나로
너무 많은 볕과
너무 오래된 바람을
쥐고 살았다.
지금에서야
놓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