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소개
죽음을 상상해 보니, 살아 있는 동안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가끔 내 장례식을 상상해 본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형식적인 표정으로 서 있고,
누군가는 조용히 계좌이체를 하고,
누군가는 아예 연을 끊어 버릴 것이다.
관 속에 누운 나는 그 모든 장면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다.
생각보다 억울하지는 않다.
다만 조금 허무할 뿐이다.
그토록 붙들고 살았던 체면,
삶에서의 자존심,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신경들.
그것들은 관 속까지 따라오지 않는다.
어둡고 고요한 공간에서
이상하게도 더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
"내가 진정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눈길 한 번 더 줄 것을."
"내 영혼을 설레게 했던 일에 조금 더 용기를 낼 것을."
"대단하지도 않은 근심과 타인의 시선에 내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음을."
나는 살아 있으면서 미리 죽어 본다.
죽음을 상상해 보는 일은 섬뜩하지만,
이상하게도 삶을 또렷하게 만든다.
나는 늘 가장으로, 남편으로, 누군가의 책임으로 살아왔지,
나 자신으로 산 시간은 얼마나 되었을까.
"주님, 저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다시 이 자리에 앉아
당신을 올려다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눈이 젖는 것은 미련이 아니라,
아직은 더 책임지고 싶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어둠을 잠시 상상해 본다.
그리고 다시 빛이 있는 자리로 돌아온다.
살아 있으면서 가끔은 한 번쯤 죽어 보는 상상을 합니다.
그 상상이 저를 다시 살게 합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당신은 누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시겠습니까.
저는 아마… "
오늘은 조금 무거운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조용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