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차창 너머로 커튼을 슬며시 밀어 본다.
정안산 숲의 밤꽃 향이 골짜기까지 뭉글뭉글 피어오른다.
비바람을 타고 무리 지어 용트림하듯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
나도 그 무리 속에 섞여 함께 승천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
갑자기 마음 한 자락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비 맞으며 뛰놀던 친구들이 떠오른다.
빗줄기마다 얼굴이 맺히고,
비바람 따라 마음속에 벗들의 이름이 번져간다.
그리움이 휘감기듯 밀려오고,
설레는 마음의 빗장을 열어 친구들을 부른다.
세찬 빗속에서
우린 노래하고, 춤을 추고, 울고, 웃고,
그렇게 세상을 등진 듯 자유로웠다.
지금에서야 알겠다.
그들이 내 마음 한가운데
텅 빈 조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는 것을.
그늘 너머로,
벗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비는 더욱 깊고,
상념은 더 무겁게 내려앉는다.
2025년 7월 어느 날, 군산 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