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친구와 결별하면서

by Pelex

친구,
그동안 고마웠네.

내가 힘들어할 때
투정을 부려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 들어주고,
받아주었지.

친구는
내 아내보다도 내 속마음을 더 잘 아는 사람일세.

친구와 함께했던 지난날이
아스라이 떠올라
가슴이 울컥하네.

제기랄...
나이 들수록 철이 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어린아이가 되어 가는 것 같네.

아니면 치매의 징조일까?
그저 나이 탓일까?

조그만 일에도
서운하고 화가 나고...
어쩌면 외로워서일지도 모르겠네.

솔직히 누가 누구를 탓하겠나.
결국 나 자신,
내 마음 관리 하나 제대로 못했으니.

모든 게
처신을 잘 못하는
못난 내 성격 탓이지.

그래서
앞으로는 그 모임엔 안 나가기로 했네.

이 나이에
불편한 마음 안고 굳이 억지로 어울릴 필요 없지 않겠나?
괜히 다른 이들에게도 피해 주지 말고,
내가 피해야지.

용서해 주시게.
다른 친구들에게는
그냥 슬쩍 얼버무려 주게.

다만
개인적인 경조사엔 꼭 참석하겠네.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시게.

부디 건강하시게.
그리고 잘 사시게.

오늘 성당에 가면
친구를 위해 기도하겠네.

이 일로는
아무 문자도,
전화도,
하지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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