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행사에 참석하려고 아침부터 부지런을 떱니다. 행사는 서울에 있는 잠실 교보점에서 합니다. 제가 속해있는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는 매달 한 번 '저자 사인회'를 엽니다. 책을 출간한 작가님들의 책도 홍보하고 다른 작가님들과 교류도 하고, 무엇보다 '독서문화 확산'이라는 좋은 취지로 매달 행사가 열립니다.
제가 사는 창원과는 거리가 꽤 멉니다. 늘 마음으로는 참석하고 싶지만,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몇 달 전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사인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집에 오니 다음날 새벽이더군요. 몸살이 났습니다. 그 뒤로는 매번 참여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참여를 안 한 것도 있고, 보고 싶은 작가님들도 있고, 무엇보다 이번주 토요일은 별다른 일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버스를 예매했습니다. 기차는 조금 빨리 도착하긴 하지만, 서울역과 잠실교보까지 거리가 좀 멉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자리가 편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몇 달 전에 고속버스를 이용해 봤습니다. '프리미엄' 버스였는데, 이게 완전 신세계입니다. 좌석이 아주 멋집니다. 앞 뒤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거의 누워서 갈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옆 자리와 커텐으로 분리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쿠션감이 아주 좋아서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고속버스 프리미엄을 타기로 했습니다. 총 네시간이 걸립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잠시 쉬어갑니다. 그때 화장실에도 가고, 간단한 간식을 사먹기도 합니다. 자리가 편해서 일까요. 잠이 잘 옵니다.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깼는데, 완전 푹 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스트레칭도 하고, 약간 쌀쌀한 공기를 기분좋게 들이마시기도 했습니다. 잠이 확 깨더군요. 버스가 다시 출발했습니다. 휴게소에서 맑은 공기를 마셔서 그럴까요. 머리가 상쾌했습니다. 챙겨온 작은 책을 꺼내듭니다. 《운을 부르는 습관》이라는 책입니다. 저번에 읽다가 다 읽지 못한 부분을 읽었습니다. 일부러 읽기 편한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집중이 잘 됐습니다. 밑줄도 긋고 플래그도 붙였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데, 곧있으면 도착한다는 안내음성이 나오더군요.
행사장에 한 시간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사인회를 하는 작가님의 책도 사고, 넓은 서점도 둘러보고, 오래간만에 만나는 작가들과 인사도 했습니다. 행사 시간인 오후 3시가 되어가자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작가님의 사인을 받기위해서 줄을 섰습니다. 주인공인 작가님은 멋졌습니다. 가족분들이 함께 와서 응원해주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행사가 무사히 끝나고 작가님들과 뒤풀이 장소로 갔습니다. 맥주도 간단하게 하고 여러 작가님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오늘의 주인공이었던 작가님의 소감도 들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누군가를 축하해주러 오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들이 느껴져서 흐뭇합니다. 역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던 작가님들을 직접 보니, 훨씬 정이가고 좋더라구요. 역시 사람은 온기를 느끼며 살아야 하는 존재구나 싶었습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습니다. 시간을 보니 일어나야 겠더군요.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터미널까지 왔습니다. 아, 그런데 1분 차이로 차를 놓치고 말았지 뭡니까.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티켓을 끊는 곳으로 가서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판매원은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 웃으며 다음 차 시간을 알려주더군요. 천만다행으로 30분 뒤에 버스가 또 있었습니다.
프리미엄이 아니라 우등이더라구요. 그래도 차가 있는 것만 해도 어딘가. 감지덕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프리미엄과 우등은 아주, 아주 큰 차이가 있더군요. 우선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피가 쏠려 퉁퉁 붓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나중에 가니까 쥐가 나더라구요. 뒤로 좀더 젖히고 싶은데 신경이 쓰여서 그러질 못했어요. 아, 시간이 너무 안가더라구요. 점점 몸이 굳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리도 올려보고 옆으로도 누워보고, 이것저것 다 해봐도 불편한건 매한가지 였습니다.
무슨 일이든, 어떤 물건이든 '정성을 들인 만큼'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의자 하나를 만들더라도 쿠션 하나, 의자의 각도 하나, 공을 들인만큼 사람이 편하게 앉을 수 있습니다. 만들때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이 들지만 결과물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은 비교불가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가 그 일에 집중하고 공을 들인만큼 좋은 결과가 나 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모든 일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며 살고 있는가 되돌아 봅니다. 그게 바로 나의 인생을 만드는 일이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