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해킹되다

by 송주하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핸드폰에 문자가 뜹니다. 누군가 나의 네이버 아이디로 접속을 시도한 모양입니다. 보통은 '접속을 시도중이다' 혹은 '본인이 맞느냐' 정도로 오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아예 비번을 풀고 접속을 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비밀번호까지 바꿨다고 하네요. 순간 이건 뭘까....하는 기분이 듭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즘 여기 저기서 해킹 소식을 들은 것도 같습니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설마 내 계정을 해킹하겠냐. 그정도 안일한 생각을 했던거지요.
설마가 사람을 잡을 때도 있습니다. 막상 제가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헐...이란 소리밖에는 안나옵니다. 아는 분이 "니가 쓴거 아니지?"라고 사진을 보내줍니다. 기가 막히네요
"너무완전슬퍼용 허이아아"
띄어쓰기도 안 했네요. 뭔가 많이 슬픈 일이 있었나 봅니다. 완전 슬프다네요. 그건 그렇고 '허이아아'는 또 뭘까요. 자신만의 감탄사 같은 걸까요??

아니, 그건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제 비밀번호를 알아냈을까요. 보안이 이렇게 취약했나요? 비밀번호가...그러니까 영문 6자리에 숫자 4자리, 게다가 특수문자까지. 제 나름대로 방어벽을 꼼꼼하게 친다고 쳤는데, 그걸 어떻게 뚫었냐 이말입니다. 생각해보니 이 분(?), 머리 엄청나게 좋으신 이 분이 한국사람은 맞는가 봅니다. 한자나 영어가 아닌 반가운 한글로 멘트를 날려주셨으니 말입니다.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빨리 조취를 취해야 겠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 봅니다. 오..이런... 네이버 고객센터는 조금 인간미가 없습니다. 전부 인공지능이 대답하는 기분입니다. 아니면 챗 로봇이 이미 셋팅되어 있는 답변만을 줍니다.
나는 사람하고 대화를 하고 싶은데...아무리 사람과 연결하고 싶어도 역부족입니다.

어찌어찌 비번을 본인 인증을 새로하고, 비번을 새로운 걸로 바꿉니다. 매번 이러니 사이트마다 비번을 달라져서 애를 먹는 거겠지요. 어떤 곳은 대문자와 소문자를 섞어라. 어떤곳은 특수문자를 넣지마라. 또 어떤곳은 최소 몇자리 이상으로 해라. 상황이 이렇다보니 행여라도 비번을 잃어버리면 찾는데도 시간이 꽤 걸립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본인인증을 마치고 비번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황당, 조금 있다가는 분노,그 다음은 번거로움....
여러가지 감정 변화를 짧은 시간안에 겪었네요.

일단 해결을 하고나니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른 포스팅에 손을 안 댄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단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짧은 글 하나 남겼을 뿐이니까요.
"너무완젼슬퍼용 허이아아"가 고작이지 않습니까. 글을 남길수 있지요. 그냥 댓글에 남겨주었다면 제가 답장이라도 했을텐데, 굳이 비번까지 열고 들어오시는 이유는 무엇인지....

오늘 이런 일을 겪으면서 하나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귀찮아서 비번 바꾸기를 계속 미뤘었는데요, 뭐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안 된다" 입니다.

화재 예방을 위해 전기쪽을 미리 손본다거나 멀티탭을 미리 교체한다거나 하는 노력.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리 제방설비를 갖추어 놓는 정성. 고속도로를 달리기전에 하는 자동차 점검 같은 모든 것들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귀찮아서 미루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미리미리 해독이 완전 불가능한 비번으로 바꾸어보시면 어떨까요. 물론, 메모 해두는 건 필수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