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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Mar 26. 2022

가장 밝고 깨끗한 것은 검은 것으로부터 나온다.

타이타늄 화이트

광물에서 안료를 만들 때

파란색 광물에서는 파란색 안료를,

초록색 광물에서는 초록색 안료를,

검은색 광물에서는 검은색 안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룰을 깨는 안료가 있는데 바로 타이타늄 화이트라고 하는 흰색 안료이다.


타이타늄 화이트는 흰색 안료 중 가장 밝은 흰색을 자랑하며

더욱이 무독성이라 안전하고, 빛에 대한 내광성도 우수하고, 흰색 중 가장 커버력도 훌륭해서

오늘날에도 페인트, 플라스틱, 인쇄 잉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흰색 중에서도 가장 밝고 깨끗한 흰색은

아이러니하게도 검은색의 타이타늄 철석이란 광물에서 만들어진다.


안료 제조사인 데이비드 콜즈에 따르면

타이타늄 철석을 황산염 용액으로 가수 분해하면 수화된 산화 타이타늄의 흰색 침전물이 생기는데

이것을 용광로에 넣고 구우면 흰색 안료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검은 것에서 가장 순도 높은 흰색이 나온다는 것..


권력이 타락할 때마다 다시 깨끗한 세상을 요구하며 봉기하던 민중과 닮았다.


타이타늄은 깨끗함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철을 많이 품을수록 더욱더 검어졌다.


순도 높은 정직함과 깨끗함으로 새로운 혁명을 이루어내도

인간의 욕심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

부패와 혁명, 또다시 부패와 혁명이라는 역사의 순환 고리는 절대로 끊어낼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민중은 어느 시대에나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더러워진 권력에 대해 저항해 왔다.


가장 밝고 깨끗한 것은 검은 것으로부터 나온다.


타이타늄 화이트로부터 세상의 이치를 배우고,

또다시 깨끗한 세상을 위해 저항할 용기를 내어본다.


*** 앞으로 '색에 대한 잡념들'매거진은 티스토리 달달 디자인 연구소 daldal design laboratory 에서 이어갑니다.

 https://daldal-design.tistory.com




*. 이미지출처 : 예술가들이 사랑한 컬러의 역사, 데이비드 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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