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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Apr 08. 2022

직업병

칼라(color)를 다루는 디자인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문구는

가위와 풀, 그리고 스카치테이프이다.


내 마음에 드는 칼라를 고르기까지

수없이 가위질과 풀질, 테이프질을 해댄다.


자르고 붙이고,

자르고 붙이고...


사람과의 관계도

내 마음속에서 수없이

자르고 붙이고

자르고 붙이고를 반복한다.


그러나

자르는 것도 힘들고

붙이는 것도 힘들다.


가족은 더 힘이 든다.


때로는 쇠심줄 같아 자르지도 못하고

때로는 자석의 같은 극처럼 도저히 붙지를 않는다.


그저 그러려니 하면 되는데


누가 디자이너 아니랄까 봐

마음속으로 또

자르고 붙이고

자르고 붙이고를 반복한다.


직업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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