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는 참 이름이 많다.
생생한 생물 상태일 때는 ‘생태’요
꽝꽝 얼려놓으면 ‘동태’요
말려놓으면 ‘북어(건태)’요
얼리고 녹이고 얼리고 녹이고는 반복해서 노랗게 되면 ‘황태’요
꾸덕꾸덕하게 말리면 ‘코다리’요
하얗게 말리면 ‘백태’요
검게 말리면 ‘흑태’요
딱딱하게 말리면 ‘깡태’다.
우리도 그렇다.
대한민국 주민등록상의 ‘본명’이 있고,
작품 활동할 때는 ‘필명’이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별명’이 있고,
직장에서는 ‘직함’이 있고,
교회 같은 종교단체에서는 ‘직분’이 있고,
집에서는 누군가의 ‘아내(남편)’, ‘며느리(사위)’, ‘딸(아들)’, ‘엄마(아빠)’다.
내가 ‘모두’이고, 모두가 ‘나’인데
페르소나의 가짓수가 더해질수록
‘날 것의 나’의 기억은 희미해진다.
* 이미지 출처 : https://m.blog.naver.com/rkrk9702/222439797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