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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Oct 18. 2022

귀신

한(恨)이 많은 영혼은

저승에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아다닌다 하며

사람들은 이를 귀신이라 부른다.


귀신이란

이승에서 못 다 이룬 집착이나 억울함의 현현(顯現)이다.


나는 살아 있는 귀신이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귀신이다.


가지지 못한 상실보다 가진 것에 대한 감사로 애써 욕망을 감춰보지만

이드(Id)의 바다 위를 떠도는 그림자는

문득문득 도적같이 내 꿈속으로 파고 들어온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해

대신 더 가치 있는 길을 선택한 거라 에고(Ego)가 위로해주고,

슈퍼 에고(Super Ego)가 계산기 두드리며 포기의 정당성과 현실성을 주장해주지만


욕망인지, 미련인지, 집착인지

  없는 이드의 그림자는

살아 있는 나를 귀신으로 만들어

이승도 저승도 아닌 구천을 떠돌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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