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매에는 ‘예쁜’치매와 ‘미운’치매가 있단다.
예쁜 치매는
만나는 사람마다 웃어주며
고맙다, 감사하다
인사하는 것이고,
미운 치매는
만나는 사람마다 소리를 치고
누가 내 것을 훔쳐갔다,
나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
온갖 불평과 화를 내는 것이란다.
나는
예쁜 치매와 미운 치매
두 모습을 모두 보았다.
미술치료사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실습 나갔던 치매노인복지센터에서는
예쁜 치매 할머니들을 만났다.
인지능력의 퇴화를 막기 위해
옛 추억을 기억해 내실만한 질문들을 드려도
시냅스에서 오류가 생겼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으신다는 표정으로
그저 환히 웃어주시기만 했다.
미운 치매 할머니는
우리 마을에 사시던 분이었는데
온 동네의 쓰레기란 쓰레기는
다 모아 집 안과 밖에 쌓아두시며
누가 자꾸 무언가를 훔쳐간다고 소리를 치시고
동네 사람들을 의심하시는 바람에
한동안 이웃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은 치매인데
왜
이리 다를까...
내가 전문 의료인이 아닌지라
병리학적으로 분석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예쁜 치매 환자들은
살아오면서
‘행복’이란 감정을
저축해 오고,
미운 치매 환자들은
‘분노’의 감정을
저축해 왔던 건 아닐까?
그래서
뇌세포에 문제가 생겨
인지기능이 블록킹 당하게 되면
그간 살아오면서 저축해왔던
‘감정’만 남아,
뇌가 아닌 가슴이
기억해 내는 것은 아닐까?
나도 이제부터라도
분노가 아닌
행복을 저축해 나가야겠다.
뇌가 기억을 못할 때가 오면
내 가슴이
행복한 감정만 기억할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