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of 늙어감
처음으로 임신이라는 경험을 했을 때
기쁨이 제일 컸지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라고 하는
내가 처음 경험해야하는 세계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걱정과 두려움 또한
기쁨이라는 감정 밑바닥에
무겁게 내리앉아 있었다.
걱정과 두려움에
매일 매일 육아책을 보며 공부하다 잠들기 일쑤였다.
그렇게
내가 처음 맞이하는 세상에 대해서
나는
대체로 책을 통해
두려움을 해결해 나갔다.
두 아이의 육아로 10여년을 보내고 나니
나의 30대는
통편집된 느낌이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어
노안이 오고,
머리는 벌써 반백이 되어
정기적인 셀프염색의 귀챠니즘이 일상이 되었고,
정기검진 때마다
대사증후군의 경계선에 서 있음을 경고 받으며,
기억력이 감퇴되어
사건과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오십견과 각종 관절 통증으로 이미 노화가 진행 중임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지금.
나는 또
새로이 맞이하는 ‘늙음’이란 세계를
맞이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마냥 환상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젊을 때 우린
그저 나이가 들면
지혜롭고 평안한 노인의 모습이 될 거라
상상하곤 한다.
그러나
삶의 지혜를 터득한 고결한 모습보다
고집스럽고 꼰대스러운 모습,
삶의 여유로 평안한 모습보다
여전히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느라
빈곤하고 피곤한 모습,
사회에서 소외되어 외롭고
TV와 물아일체 되어가는 모습,
행여나
노인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샤워와 세탁에 집착하는 모습,
치매를 걱정하며
인간으로써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만을
매일 기도하는 모습...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노인의 모습이
나 또한 내가 맞이해야할 모습일 것이다.
현재 노인의 삶을 살고 계시는
많은 분들은
늙어간다는 것은 서글프다고 말씀하신다.
좋은 게 하나도 없다고 한탄하시기도 한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늙어감’이란 필수과목인 것을...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멋있게 졸업하고 싶은데...
솔직히
자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