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의 죽음
큰 아이가 아직 갓난아기였던 어느 겨울 날,
겨울이라 일찍 어두움이 깔린 저녁의
쓸쓸하고도 서늘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퇴근하던 길에
바로 집 앞 공터에서
앞발과 뒷발을 곧게 뻗은 체로
가쁜 숨을 내쉬며 죽어가는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일단 집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도저히 그 고양이를 저대로 둘 수가 없어서
가방만 내려놓고 다시 집에서 나와
고양이에게로 달려갔다.
갓 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호르몬 때문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솟아난 용기로
막대기처럼 빳빳하고 무거운 고양이를
두 손으로 번쩍 들고는
10여분정도 거리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내 손에서 느껴지는
작은 심장의 불규칙한 떨림과 꺼져가는 숨소리,
마구 뛰는 내 심장과
거친 호흡과
등줄기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극도로 예민해져있던 나의 말초신경의 감각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동물병원에 도착하자
의사선생님은 상태를 보시고는
독극물을 먹은 것 같다며
정체 모를 주사 한 방을 놔주셨다.
너무 늦은 탓인지
주사약이 온 몸에 퍼지기도 전에
고양이는 아쉽게도 그렇게 떠나고 말았다.
" 주사비는 안 받을 테니 사체 처리비 2만원은 내고 가세요. "
무미건조한 의사선생님 말에
슬퍼할 시간도 없이 지갑에서 현금2만원을 내고
"딸랑" 거리는 병원유리문을 밀고 거리로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여러 생각들로 복잡한 감정이었다.
인간의 이기심과 폭력성에 대한 분노,
작은 생명에 대한 미안함,
차디찬 길바닥에서 맞이하는 고독한 죽음이 아닌
그래도 누군가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해 주었다는 자기 위로 등등...
인간이건 동물이건
모든 생명의 탄생은 축복받아야하며,
모든 생명의 죽음은 존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