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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Feb 07. 2022

울트라 바이올렛

칼라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다.


칼라테라피, 칼라심리치료에서는

보다 쉽고 시각적으로 자신을 분석하기 위해

칼라 이미지를 사용하곤 한다.


수없이 많은 칼라 팔레트처럼

인간의 성격유형도 다양하다.


한동안 인기 있었던 성격유형검사 MBTI가

16개의 유형으로 구분 짓는 것에 비하면

칼라 이미지를 이용한 성격유형의 가짓수가 훨씬 다양해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칼라는

울트라 바이올렛인 것 같다.


차갑고, 명료하고, 차분하다 못해 글루미한 블루와

따뜻하고, 욕망이 있고, 마그마처럼 깊은 분노가 있는 레드가

섞여있는 보라 계열 중에서

레드보다는 좀 더 블루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가볍지 않고 무거운

울트라 바이올렛.


나의 정체성에 맞는 칼라는 바이올렛이지만

나는 바이올렛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블루이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바다의 색 울트라 마린도 좋고,

하늘빛 닮은 쪽색도 좋고,

중동으로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터키 블루도 좋고,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민트도 좋고,

단아하고 우아한 제이트도 좋다.


바이올렛은 블루와 이웃칼라이긴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가지 않는다.

속을 알 수 없고, 비밀이 많아 보이고,

허황된 꿈을 꾸는 몽상가같이 보이기도 하고,

글루미한 블루보다 더 우울해 보이기도 한다.


정체성의 칼라와 이상형의 칼라가 다른 건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아이들에게는

‘너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지만

정작 나는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다.


머리로는 사랑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가슴이 반응하지 않는다.


인생을 절반쯤 살아온 것 같은데

나를 사랑한다는 건

여전히 풀기 힘든 숙제같다.



*** 앞으로 '색에 대한 잡념들'매거진은 티스토리 달달 디자인 연구소 daldal design laboratory 에서 이어갑니다.

 https://daldal-desig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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