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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ice 유니스 Feb 06. 2022

그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린에 대한 이미지가 어떠한지 물어보면

아마도 대체로

‘자연’, ‘숲’, ‘환경보호 캠페인’ 같은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유럽인들에게 그린은

‘죽음’, ’독’, ‘악마’, ‘불운’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아마도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좋아하는 색이 녹색이라고 알려짐으로써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녹색은

무슬림을 대표하는 색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슬림에 대한 반감으로

악마, 악한 생물을 녹색으로 표현함으로써

녹색의 부정적 이미지는 시각적으로 각인되었다.


유럽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대립하듯

인도에서도 힌두교와 이슬람교는 오랫동안 대립해왔다.


나의 최애 인도영화이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바지라오 마스타니’라는 영화에서도

‘바지라오’의 두 번째 부인(무슬림)인 ‘마스타니’가

첫째 부인(힌두교인)의 출산을 축하해주는 자리에

녹색 사리를 입고 갔다가

축하와 축복이 아닌 죽음과 저주의 색을 입고 왔다는 비난을 받으며

녹색에 대하여 종교적으로 논쟁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종교색으로 낙인찍히고 미움받은 녹색은

유럽의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초록색 술인 ‘압생트’와

비소가 포함된 녹색 염료가 벽지, 원단, 종이, 물감 등 다양하게 쓰였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비소 중독으로 죽음을 맞이 하게 된 사건들 때문에

‘죽음’, ‘독’이라는 최악의 이미지까지 더해지게 되었다.


이렇게 왜곡된 이미지로 미움받아오던 그린은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중요시되는 현대에 와서는

긍정적 이미지를 회복해 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지 싶다.



*** 앞으로 '색에 대한 잡념들'매거진은 티스토리 달달 디자인 연구소 daldal design laboratory 에서 이어갑니다.

 https://daldal-design.tistory.com




* 이미지 출처 : 영화 ‘바지라오 마스타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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