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께선
집안의 그릇이 깨지면 불길하다 하셨고,
조금이라도 이가 깨지면 버리고
새 그릇을 사용하게 하셨다.
일본에는 깨진 그릇을 금으로 보수해서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킨츠기’라는 기법이 있다.
킨츠기 작품을 처음으로 접한 어느 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충격과
낯선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산산조각이 난 아픔,
그 깨지고 갈라진 결을 따라 흐르는 황금빛이
상처를 감싸 안아주며,
마땅히 버려져야 할 것이
오히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다시 생명을 얻는 모습은
정말이지 충격 그 자체였다.
깨지고 부서진 것들은
버려짐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나의 생각 없는 생각들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 낯선 아름다움은
눈물이 나도록 황홀했다.
흠 없이 완벽한 것들에 대한 추구보다
깨지고 상처 난 것들을 끌어안아주고
다시 생명을 살게 하는 킨츠기 정신은
예수 정신과 닮았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이사야 64:8)
흠있고 완벽하지 못하다 하여 내다 버리는 토기장이보다
깨지고 부서진 것들도 아름답게 다듬어 다시 살게 하는 토기장이가
나는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