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일을 바꾸는 작은 습관

Atomic Habit에서 다시 얻은 자극

by 윤세문

몇 년 전, Atomic Habits라는 책을 참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의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습관을 ‘과학’처럼 다루는 점에서 신선하고 설득력 있었다.


atomic.PNG James Clear의 Atomic Habits


그때 나는 세계경제포럼의 Executive Module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고, 함께 공부하던 동료들과 리더십, 팀워크, 전략에 대해 매 수업마다 치열한 토론을 나눴다. 그 중 특히 가까웠던 동료 한 명이 이 책을 추천해줬는데, 나 스스로도 늘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는 걸 어려워하던 터라 더욱 귀가 솔깃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메시지는 단연, “결과보다 시스템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10kg 감량”이라는 목표는 방향은 제시하지만, 그 자체로는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시스템의 구축을 통한 매일의 반복적인 행동, 즉 습관이 목표를 현실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아주 작고 부담 없는 마이크로 습관(micro habit)부터 시작하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팔굽혀펴기를 매일 30개 하겠다는 계획보다, “그냥 하루에 2개만 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다는 얘기다. 처음엔 미미해 보여도, 이 작은 반복이 먼 미래에는 큰 변화를 만든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책을 아무리 재밌게 읽어도 그것을 체화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최근 회사 동료와 점심을 먹다 다시 자극을 받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그 친구 역시 Atomic Habits의 열혈 독자였다.


나는 최근 이사를 하면서 같은 빌딩 안에 도보 2분 거리의 헬스장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지금까지는 소위 집과의 'honeymoon' period로 거의 매일 다녔지만, 이 루틴을 내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고 얘기하자 그 친구가 아주 단순하지만 강력한 조언을 해줬다.


“하기 싫은 날은 운동할 필요 없어. 그냥 운동화만 신고 다녀 오기만 해. 몇 번만 그렇게 해보면, 가서 1~2분이라도 하게 될걸?"


나에게는 이 단순한 문장이 '유레카' 모먼트였다. 맞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하루 30분 운동이 아니라, 헬스장과 친해지는 것, 내 일상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매일 아침, 10분 정도 ‘천국의 계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2~3일에 한 번은 근력 운동도 곁들인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작심삼일일 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작심삼일도 백 번 반복하면, 일 년은 간다.


동료가 알려준 또 하나의 꿀팁이 있었다. 바로 TickTick이라는 앱이다. 이름처럼 내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틱’ 하고 swipe하면서 완료를 체크하는 구조다. 별것 아닌 동작인데도 그 순간 느껴지는 작은 성취감, 생각보다 중독성이 있다.

Image (16).jpg 틱틱의 UI (각 항목을 우측으로 swipe하는 순간 좌측의 아이콘이 체크로 바뀌면서 완료가 된다 (그때의 쾌감이란!)


해야 할 일에서 해낸 일로 바뀌는 찰나의 감정, 그 짜릿함은 꽤 강력하다. 마침 회사에서 제공하는 연 $1,000의 러닝 어워드가 있어, 무료 버전 대신 한 달 $3(연 $36)짜리 유료 버전을 주저 없이 결제했다. 매일 아침 앱에 기록한 습관들을 하나씩 실천하며, 아주 작지만 확실한 성취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 느낌이 꽤 특별하다. 이 앱을 통해 작디 작은 행위도 습관으로 만들 수 있길 바라면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현장에서 들은 2025년 중국 경제와 스타트업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