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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후 기록] 작은 인연, 큰 울림

by 윤세문

중국과 홍콩 출장을 마치고, 서울에 잠시 머물며 짧지만 밀도 있는 시간을 보냈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하루에 6~7개씩 이어진 미팅들. 스타트업 업계의 대표님들, 투자자분들, 정부 관계자들까지 다양한 분들과 마주 앉아 폭넓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의 현재와 미래, 창업 생태계의 기회와 도전, 그리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까지—짧은 일정 속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음을 울린 마지막 미팅

특히 마지막 날의 한 미팅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몇 년 전 세계경제포럼(WEF)의 기술선도기업(Technology Pioneers)으로 선정되었던 스타트업의 대표님과의 자리였는데, 오랜만에 뵌 그분에게서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국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던 그 회사가, 드디어 미국 시장을 뚫었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미국 동부에 본사를 둔 업계 최대 기업과의 독점적 B2B 계약 체결이라는 놀라운 성과였고, 늘 도전적이었던 그들의 해외 시장 진출 시도는 알고 있었기에, 이 계약이 주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뉴욕에 있는 파트너사 덕분에 조만간 미국 동부 출장도 계획 중이라고 하였다. 나와 작은 인연을 맺은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도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일처럼 기쁘고 자랑스럽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녹록지 않은 시기, 해외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는 점은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Image (17).jpg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 제네바 본사 전경


“책을 한번 써보시는 건 어때요?”


대화 중 그 대표님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팀장님처럼 독특한 경로와 경험을 가진 분이 대한민국에 몇 분이나 계실까요. 혹시 책으로 한 번 써보실 생각 없으세요?”


사실 몇 년 전 처음 만났을 때도 같은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지인들께서 비슷한 기조로 얘기해 주셨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땐 바쁘다는 핑계로 흘려들었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돌이켜보면, 누구나의 경험은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이고,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얘기는 어떠한 형태로든 공유가 되지 않으면 오로지 '그'에게만 특별한 이야기로 남는다.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은 분들에게는 조금은 새로운 시각으로 느껴질 수 있고, 특히나 지금 자신의 길을 고민하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는, 나의 이야기가 작게나마 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지만 꾸준한 기록을 남기기로


그렇다고 해서 거창하게 책을 쓰기 보다는, 앞으로는 내가 경험한 일들, 지금 바라보는 정세와 기술,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통찰들을 조금씩 기록해보려 한다. 하루 하루 나의 성장에 단 0.0001%라도 도움이 되게 해주는 경험 또는 지식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어제 쓴 atomic habit 처럼 짧더라도 하루에 한번씩은 반드시 써보려 한다.


형식이나 주제를 정해두지는 않고, 다만 읽는 분들이 가볍게 스치듯 읽을 수 있도록, 또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창으로 삼을 수 있도록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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