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위의 집

by ENOCH 박두일

일본의 작은 마을, 소쿠라를 지나던 길—

나는 늪지에서 집을 짓는 사람들을 보았다.


일꾼 하나가 큰소리로 말했다.

“단단한 바닥은 끝내 나오지 않았어.”

흙은 젖어 있었고,

물 아래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일꾼들은 망치질을 멈추었다.

“이쯤이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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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회색 기러기들이 V자 형태를 하고

하늘을 가로 질러 갔다.

나는 생각했다—

이 집도,

저 비행도,

잠시뿐이라고.

나 역시 말뚝박는 일 같은 것은

잠시 멈추어야겠다고.


미동도 없는 건축물 위,

누구도 망치를 들지 않았고,

대신 손엔 맥주가 들려 있었다.

한 모금씩,

천천히,

붉은 햇살 속에서 마셨다.

마치 오래 전 영화 속 사람들이

지붕 위에서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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