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진행형, 학생들이 오면 좋겠습니다.
변화는 유일한 상수이다.
나는 이 문장을 좋아한다. 스스로 더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날들 속에 요즘은 정말이지 엄청난 에너지들을 원격 실시간 화상수업에 쏟고 있다. 아이패드를 샀던 여러 목적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원격 수업 활용을 위해서였다. 우리 학교는 2020년 구글 클래스룸에서 올해 경남 아이 톡톡에서 운영 지원하는 유프리즘과 에드위드로 원격 수업 플랫폼을 변경하였다. 구글 클래스룸의 여러 순기능(나의 경우 구글 설문지를 활용한 수업 학습지 제작과 결과 도출 공유 등)도 많았지만 실시간 수업이 아닌 콘텐츠 제작 및 활용 수업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교육청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새로 구축한 시스템인 만큼 이후에 확대 운영될 것을 감안한 선택이라고 보인다.
3월 1주 3학년 학생들의 정신없던 원격 수업 적응을 마치고 내가 담당하는 2학년 학생들이 이번주 원격 수업을 한다. 학교에서 두 번의 연수가 있었고 그 과정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데 두려움이 없는 젊은 선생님들은 거침없이 나아가고 배워서 나누어 주셨다. 학급방 톡톡 에드위드는 구글 클래스룸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수업이 올려져 있고 공지사항이 전달된다. 유프리즘(uprism)은 zoom과 같은 실시간 원격 화상 수업을 지원한다. 지난해 우리가 실시간 수업 대신 제작한 수업 영상을 구글 클래스룸에 업로드하고 학생들은 이것을 보고 제시된 과제를 제출하는 형태로 수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구글 설문지를 이용하여 하나의 설문지에 제작한 수업 영상을 보고 활동 과제를 해결하고 느낀 점, 배운 점을 작성할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였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수업을 제작하는 과정에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영상을 편집하여 저장하는 데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정말 힘들게 만든 수업을 어느 학생이 봤는지 보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구글 클래스룸이 갖는 아쉬운 단점이었다. 그래서 대략 어느 정도의 학생들이 수업을 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는 다시 유튜브에 수업을 업로드하고 이것을 링크로 연결하여 조회수를 확인하는 형태로 수업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조회수가 학생 수를 초과할 때도 있었으나 그러지 못한 차시도 있었다. 신기한 점은 그렇게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수업 과제를 잘 수행하고 제출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애써 공 들여 만든 수업은 보지 않고서도 말이다.
새 학년 새 학기다. 그리고 오늘은 원격수업을 진행한 지 4일 차 되는 날이다. PDF 파일로 저장한 활동지를 굿노트에서 필기를 함께 해가며 진행하려던 아이패드 활용 수업 계획은 이제 마음에서 떠나가고 있다. 첫날의 그 열정과 그 정신없음 속에서 그래도 무엇인가 남기고자 했던 나의 마음을 영상에 담았다.
지금부터는 며칠 간 패드 활용을 위해 노력한 내용을 정리해 본다.
1.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여 패드와 PC 웨일 브라우저로 동시 접속하는 방안 : 수업 전 두 기기 계정 접속 등으로 계속 정신 없음
패드는 음소거를 하고 자료 목록에서 공유할 PPT를 공유하고 그 위에 필기를 한다.
pc 접속 계정으로 설명하는 음성을 전달한다. (한 유프리즘 수업 창에 다수의 교사가 동시 접속이 가능)
파일의 경우 확대하여 필기가 불가능하다. (필기를 하기 위해서 확대 이동하는 것은 불가/ 확대된 파일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가능)
패드를 바닥에 두고 필기가 가능하여 마우스나 펫 타블릿보다 성능이 좋다. 단 아이패드의 본래의 필기감보다는 떨어진다.
패드의 경우 발표권이 있어야만 자료 목록에서 첨부된 자료에 필기가 가능하다. (유의할 것)
2. PC 브라우저 접속으로 수업 중 패드(굿노트)를 미러링하여 화면을 공유하는 방안 : 결국 포기
아이패드를 미러링하기 위해서는 우선 컴퓨터마다 관련 프로그램(5k player/다른 프로그램도 있을 수 있음)을 설치해야 한다.
우선 교실에 설치된 노트북 모바일 핫스팟을 패드에 연결하여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설정한다.
설치된 5k player 프로그램을 켜고 패드의 미러링을 설정하여 노트북과 패드를 연결한다.
유프리즘에 접속하여 학생들 출석 확인 후 화면 공유 기능에서 애플리케이션 창을 선택 패드의 화면을 누르고 화면 공유를 클릭한다. (단, 화면 공유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발표권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패드에서 작성한 필기의 내용이 학생에게 전송되는 과정에 버퍼링이 발생한다.
설명보다 필기가 30초 이상 늦어서 수업 활용도가 현격하게 떨어진다.
3. 웨일 PC 브라우저 접속하여 듀얼 모니터(학교 텔레비전 화면) 활용 방안 : 주어진 범위 내에서의 최선
교실마다 여분의 노트북(1교실 1 공용 노트북/ 기기마다 사양 제각각)이 각기 설치되어 있다.
교사는 웨일로 본인의 계정으로 유프리즘에 접속한다.
수업 전 학생 출석 확인 과정에 영상 멀티뷰를 이용하여 TV 화면에 보이도록 설정한다.
수업 과정에 필요한 자료를 목록에서 공유하거나 화면 공유 기능을 이용하여 보면서 수업을 한다.
화면만 보일 경우 자칫 설명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학생들이 PIP 기능을 설정하여 발표권을 얻은 교사의 모습을 보면서 수업을 듣도록 안내한다.
학급 방으로 이용되는 에드위드에 학생들에게 보여줄 동영상이나 자료들을 탑재하여 실시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였거나 수업 복습 및 보충을 원하는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제공하고 말하기를 꺼려하는 학생들의 경우 실시간 채팅을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 또는 교사의 발문에 대답을 하도록 한다.
전체 화면을 통해 O/X문제나 정답을 찾는 경우 함께 손으로 답을 말할 수 있도록 한다.
돌출 발언이나 행동, 화면 등에 유의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학생 개개인의 반응에 주목한다.
실시간 채팅, 학생 모니터링, 학생 접속 상태, 나의 수업 활동까지 눈알과 정신이 혼미하지만 의연하고 태연하게 진행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4. 유프리즘 지원 기능 요청 사항 : 실제 어제 (3/10수요일)에 유프리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10여 분 넘게 고충을 말하고 개선 요청을 한 사항들이다.
1) 아이패드에 지원되지 않는 화면 공유 기능은 절실하다.
미러링을 거친 화면 공유가 아니라 실시간 접속한 패드로 화면 공유가 가능하다면 굿노트에서 다양한 자료를 한꺼번에 PPT와 학습지, 사진 자료와 판서를 한꺼번에 깔끔하게 제공할 수 있다. 교사의 설명 중심이긴 하지만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데 ios 버전에는 제공되지 않는 화면 공유뿐 아니라 기능이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시급하게 개발 보완되었으면 한다.
2) 학생 판서 제어 기능 추가 또한 시급하다.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할 때는 유용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장난 삼아 무분별하게 수업 자료에 낙서를 하거나 방해하는 행동으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제공된 화면을 확대하려다가 실수로 판서가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판서가 주 활동은 아니지만 수학 과목 같은 경우 수업 진행이 불가한 상황도 연출되었기에 정말 빨리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이다.
3) 아이패드에서 자료를 추가한 경우 확대 후 판서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개선해주었으면 한다.
화면 공유가 되지 않는다면 차선으로 학생들에게 공유한 자료 목록의 파일을 확대하고 이동하여 판서를 하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확대 이동 후 판서가 불가하다. 수업을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 아니어서 이런 소소한 기능에서 아쉬움이 있다.
5. 추가 기능 : 수업 녹화 자료 확인은 접속한 PC의 접속 브라우저의 계정 - 관리자 웹 - 로컬 녹화 탭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저장은 했는데 확인을 못해서 통화로 확인)
각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하는 경우 USB나 파일 저장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저장하여 활용해야 한다. 자신의 수업이 어떻게 정신없이 진행되었는지 다시 들여다볼 용기는 없지만 그래도 접속 초반 월요일 아침 1교시와 같이 서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하여 첫 수업을 찍어 두면 그 학급 방 에드위드에 업로드해서 접속하지 못한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더 많은 다양한 기능, 어려운 용어, 무슨 말인가 싶은 것들 속에서 여러 탭을 또 한 번 클릭할 에너지는 없어지지만 그래도 수업 4일 차, 학급에 따라서는 주어진 3차시 수업을 모두 완수한 반도 있다. 정신없는 아이패드 활용 유프리즘 원격 수업의 후기를 남겨본다. 아이 톡톡, 무엇이든 처음은 어렵지만 이 또한 일상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대면 수업보다 더 많은 공부와 어려움과 난관들이 있지만 그래도 결국 해보니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교실 수업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은 수업이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기능, 다양한 활동, 다양한 학습이 가능할지라도 교실의 공간에서 주는 그 온기와 그 분위기를 모니터에서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내일까지 힘을 내면 다음 주는 대면 수업이다. 4일이 8일쯤은 되는 것 같다. 내일도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