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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만석 Feb 18. 2022

악마의 ‘속삭임’

매년 초는 골초들이 금연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결단의 순간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금연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니 금년에도 도전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겨우   조금  지났다. 갈수록 힘들고 어려운 시기기 도래할 것이다. 어느 산에서나 정상 근처에서 ‘깔딱 고개 만나듯이, 새벽이 가장 어둡듯이, 견딜  없을 정도로 힘들어졌다는 것은 ‘성공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연을 해본 사람은 안다.


골초일수록 공급되는 니코틴 양이 갑자기 줄어드니, 무의식 중에 몸이 이를 비정상이라고 착각하여, 이상하게 작동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것이다.  왠지 시선이 집중되지 않는다. 덩달아 정신이 산만해지기도 하고, 나사가 풀린  같이 흐리멍덩해지기도 한다. 여기에다 심하면  떨림 현상도 동반된다.  몸에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았나 하고 걱정될 정도다. 몸이 원상복구(다시 니코틴 공급) 요구하면서 슬슬 ‘사보타주하기 때문이다. 우린 이것을 '금단현상'이라 한다.


바로 이런 순간에 마음 한 구석에서 담배를 찬미하는 ‘속삭임’이 들려온다.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면 개수를 줄이면 되지 이 고생하면서까지 끊을 필요가 있겠어!" 또 속삭인다. "애연가인 처칠도 90세까지 살고, 많은 애연가들도 장수했어. 현재까지도 이상이 없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 금연을 하면 입맛이 살아나서 몸무게가 늘어난다. 이를 핑계로 또 속삭인다. "몸무게가 늘어나면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그럴 바에는 담배를 피우면서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나을 거야!"


금연 순간부터 들리는 호소력(?)이 강력한 속삭임도 있다. "담배 한 모금에 각종 스트레스를 날렸는데, 담배 없는 세상을 무슨 낙으로 살아가나!" 끝이 없다. 아마도 108가지는 될 성싶다. 그런데 여기에 넘어가서 한 개비라도 입에 대는 순간 ‘10년 금연도 도로아미타불’이다.


따지고 보면 골초라도 하루에 담배 맛을 제대로 느끼는 경우는 몇 개비에 불과하고 그냥 습관적이다. 그런데 금연이 해제되면 모든 담배 맛이 꿀맛으로 바뀐다. 한 여름날의 갈증에 시원한 물을 들이켜는 것과 같다.  ‘줄담배’가 된다. 흡연 량이 금연 전의 최소 1.5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다. 금연 기간 동안 줄어든 니코틴 양을 다시 채우려고 몸이 반사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미 니코틴이 몸에서 필수 불가결한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비정상을 정상이라 우기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꼴이다. 마약 중독자와 진배없다.


그래서 이런저런 ‘속삭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정상으로 바뀐 몸이 정상으로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둘러대는 궤변임을 간파할 수 있다. 악마의 유혹과 진배없다. ‘지킬’ 박사의 또 다른 인격체인 ‘하이드’의 속삭임이다.


우리들 중에는 처칠과 특이 체질이 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 처칠 같이 위대하지도 않고 위대한 몸도 지니지 못하였다. 오히려 폐암으로 일찍 돌아가신 코미디언 ‘이주일 같이 몸을 망가뜨리는 일만 줄곧 해왔을 가능성이  많다. 금연 후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입맛이 살아나 불어난 체중은 세월이 지나면 자연히 원상 복구된다. 금연 후에는 상대적으로 육체의 피로도가 줄어드니 활동도 그만큼 적극적이 된다. 비례하여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금연할 정도로 극기(克己) 경험한 정신력이면 소식(小食) 얼마든지   있다.    


악마의 속삭임 뿌리치고 일단 100일을 넘겨보자. 그리고 주변에 금연에 첫 단계 성공했음을 알리고 자신을 다잡아 보자. 그리고 나면 차차 몸이 니코틴이 함량이 줄어든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더디어 어느 순간 금연으로  얻은 세상을 맛볼  있게 된다. 피곤함이 줄어들고 머리는 맑다. 음식의 세밀한 맛도 구별이 가능해진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증대하고 생활의 활력도도 증가한다. 그러니 스트레스 해소 속도도 빨라진다. 사실 운동, 게임  담배보다 나은 스트레스 해소방안도 널려 있다. 가족도 악취에서 해방된다. 그리고 ‘변강쇠 틀림없이 금연가였음을 알게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귀를 가지신들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다시 한번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 가에 순번을 매겨보아야겠다. 1건(健康, 건강), 2부(夫·婦, 남편·아내), 3우(友, 벗), 4전(錢, 돈),... 등등, 3번과 4번을 바꾸어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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