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안 크루즈
1. 프롤로그
'이제 70 되는데 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 아내의 말에 몇 년 전 아이슬란드를 갔을 때, 여름인지라 자정에도 빛이 있는 폴라 데이 (polar day)를 보면서, 밤이 긴 겨울 언저리에 다시 와서 오로라를 보면 좋겠다는 말을 아내와 나눈 기억이 뗘 올랐다. '이번엔 오로라 보러 갈까? '.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다. 오로라는 정확히는 북반구에서는 오로라 보리알리스 (Aurora Borealis) 또는 노던 라이츠 (Northern Lights), 남반구에서는 오로라 오스트랄리스 (Aurora Australis) 또는 서던 라이츠 (Southern Lights)로 알려져 있고, 태양풍 (Solar Wind) 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장과 어우러져 생기는 것이다. 지구 자기 극지방 (geomagnetic poles)에서는 태양풍에서 오는 방사선들이 그대로 통과되어, 대기 중의 질소나 산소에 부딪혀, 여러 색깔을 보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 눈에는 오로라로 나타난다 한다. 따라서 극지방으로 갈수록 오로라가 많이 나타나게 된다. 북반구에서는 여기에 캐나다, 아이슬란드, 스칸디나비아, 알래스카 등이 속한다 한다. 물론 하늘이 맑아야 하고, 또 어두워야 하니까 여름은 제외해야 한다. 이러다 눈에 뜨인 것이 노르웨이 서해안 크루즈였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오로라를 약속함 (Northern Lights Promise)'이라는 문구였다. 10 월부터 3 월 사이에는 거의 확실히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말이었다.
2. 크루즈
1893 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노르웨이 코스탈 익스프레스 (Norway Coastal Express)는 2400 해리에 달하는 연안에 흩어져 있는 마을들을 연결해 주는 노르웨이 해 (Norwegian Seas) 연안 항로로, 연안에 살고 있는 노르웨이 사람들에게는 생명줄 같은 것이었다 한다. 최근 들어 이 항로를 이용한 크루즈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한다. 원래 항로를 이용하던 후티그루텐 (Hurtigruten) 이 시작했고, 몇 년 전부터 새 회사인 하빌라 (Havila)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다. 이 크루즈는, 버겐 (Bergen)을 남쪽 기항지로 하고 키르크네스 (Kirkenes)를 북쪽 기항지로 하여, 중간에 여러 크고 작은 항구들에 들리는 기존의 전통적인 남과 북의 두 축의 항로를 이용한다.
노르웨이 연안 크루즈 항로 (Havila Cruise 제공)
승객들은 전통적으로 기착하는 항구 아무 데서나 타고 내릴 수도 있고, 또는 최근에 부쩍 많이 알려진 북쪽 항로나 남쪽 항로를 기반으로 하는 크루즈 패키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북과 남 항로를 모두 이용하는 버겐에서 시작해 키르크네스 에서 돌아서 다시 버겐에서 끝나는 11 박 12 일 짜리 크루즈를 택했다. 마침 하빌라가 프로모션으로 더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여 2024 년 3 월 30 일부터 4 월 10 일까지로 날짜를 잡았다. 게다가 하빌라 선박들은 비교적 새것 들이고 연료도 액체가스 (LNG)와 배터리를 쓴다 하니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으리라 생각되었다. 크루즈 동안에는 매끼 식사가 (Full Board) , 그리고 육지에 상륙해서 하는 방문여행 (Excursion)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제공되었다. 항해 중, 매일 배에서는 다음날 상륙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노르웨이 연안 크루즈 중인 하빌라 선박
3. 버겐 (Bergen) - 3 월 29 - 30 일
이번 여행 전에는, 노르웨이에 대해서는 스칸디나비아 서쪽에 있는 나라로, 바이킹의 후예라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인형의 집의 작가 입센 (Henrik Ibsen), 페르귄트 작곡가 그리그 (Edvard Grieg), 스크림 (scream)을 그린 뭉크 (Edvard Munch)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밖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몇 개의 영화들과 범죄극 등이 내가 아는 것들이고, 대략 깨끗한 나라, 복지가 좋은 나라, 그리고 스키의 나라 정도 피상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다.
버겐은 노르웨이에서 수도 오슬로 다음으로 큰 도시로, 11 세기부터 무역항으로 자리매김을 하여, 19 세기 까지는 수도였다고 한다. 피요르드인 관계로 깊은 수심을 유지하면서도 섬들로 둘러 싸여 있어, 북대서양의 거센 폭풍으로부터 보호되는 천혜의 항구라 한다. 특히 중세 이후로는 우리 황태처럼 말렸거나 (스톡퓌시) 아니면 말리면서 소금에 절인 (바칼라) 대구 (cod)의 집하장으로 유명해 유럽 전역으로 보냈다 한다.
버겐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아마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브리겐 (Bryggen)과, 거기에서 멀지 않은 어시장 (Fisketorget - Fish Market)이라 하겠다. 브리겐은 14 - 16 세기 한자동맹의 중심 무역항 중 하나로 버겐의 활발한 무역행위가 있었던 곳으로, 화재로 많은 부분이 손상되었지만 충분한 고증을 거쳐 복원되었다 한다. 널빤지가 깔려있는 좁은 길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서 있는 목조 건물들 사이로 상인들로 붐비던 옛날의 영화를 느낄 수 있었다.
브리겐. 복원된 건물들과 그 사이에 있는 목재를 깐 골목이 남아있다.
버겐 어시장
어시장에는 여러 식당들이 붙어 있다. 점심을 먹고는 곧바로 시내 가까이 있는 언덕인 플로옌 (Floyen)으로 향했다. 마침 비가 떨어져 걷는 대신 플로이바넨 (Floibanen) 푸니큘라를 이용했다. 산에서는 비가 오는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산책하고 있었다. 플로옌에서는 버겐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플로옌에서 내려다보는 버겐 시 전경.
버겐은 걸어 다니기에 좋은 도시이다. 옛 항구입구에 있는 버겐 후 스 (Bergenhus) 요새와 거기에 붙어있는 로젠크란츠 (Rosenkrantz) 타워 건물에서 시작해, 브리겐과 어시장을 거쳐 항구를 따라 걸으면 아쿠아리움을 지나 언덕이 나타난다. 자매 도시인 미국 시애틀에서 보낸 토템폴도 있고, 항구로 연결되어 들어오는 피요르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항구에는 해저유전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배들이 여러 척 눈에 띄었다. 노천 수영장도 있어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여럿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버겐항구 따라 걸으며 본 로젠크란츠타워, 항구, 토템폴, 노천수영장
또 도보로 시 중심에서 시작해, 입센 동상이 있는 국립극장을 통해, 버겐 대학과 역사박물관이 있는 언덕을 따라 걷다가 내려오면, 음악당과 박물관을 바라보고 있는 그리그의 동상을 지나고, 박물관 앞 호수가를 통해 구 시가지 중심으로 가는 것이다. 이곳 미술관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뭉크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한다. 활발한 학교 분위기도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여행 중 여러 번 특히 뭉크와 그리그에 대해 많이 듣기도 했다.
국립극장을 배경으로 한 입센 동상, 역사박물관, 그리그 동상
4. 게이랭거 피요르드 (Geirangerfjord) - 3 월 31 일
전날 저녁 배에 올라, 방에 짐을 풀고, 첫 저녁 식사와 함께, 크루즈가 시작되었다. 한 그룹이 크루즈 내내 정해진 식사시간과 자리에서 만났다. 우리는 벨기에에서 온 부부와 싱가포르에서 온 부부와 한 그룹으로 되었다. 벨기에 부부는 우리와 나이도 같고 은퇴했다는 공통점도 있어 어울리기 쉬웠고, 싱가포르 부부도 우리보다 조금 어리지만 역시 문화가 가까워서인지 금방 친해졌다. 한잠 자고 나서 아침 먹고 나니 올루순드 (Alusund)에서 하선하여, 첫 번째 관광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게이랭거 피요르드는 인류역사에 독특한 자연환경을 제공한 피요르드를 대표하는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얼마 전에 본 노르웨이 영화 'The Wave'의 무대가 바로 게이랭거 피요르드 (Geirangerfjord)였다. 이 영화는 산사태가 쓰나미를 만들어 게이랭거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다는 재난 상황을 다루었다. 이곳 내셔널파크 직원이 배에 같이 타고 가면서 가리킨 여기저기 깎아지른 피오르드의 절벽과 폭포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영화를 떠올렸다. 마을에 도착한 뒤, 피요르드 센터를 방문해, 더 자세한 피요르드에 관한 기원과 노르웨이의 역사와 뒤섞여 있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이어서 버스를 타고 마을 위 산으로 올라가, 눈 아래 펼쳐진 피요르드의 조망을 보았다. 피요르드 센터의 지붕이 화살 모양으로 피요르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배에서 본 게이랭거 피요르드
피요르드 센터
산에 올라 내려다본 게이랭거. 화살모양 지붕은 피요르드센터이다
5. 트론다임 (Trondheim) - 4 월 1 일
트론다임은 노르웨이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라 한다. 아침에 배에서 내려 버스에 올라 마을을 구경했다.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눈에 띄는 11 세기 초 바이킹 왕 올라프가 세운 니다로스 (Nidaros) 교회를 먼저 방문했다. 왕은 죽은 후에 성자가 되어 성올라프라 불린다. 니델바 (Nidelva) 강변을 따라서 쭉 늘어선 집들이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를 보여 주었다.
트론다임 전경
니다로스 교회
니다로스 교회 벽에 있는 성 올라프 동상
니델바 강변
트론다임 앞바다에는 승려의 섬 (Munkholmen) 이 있다. 이 섬에서는 바이킹들이 죄수들 사형집행을 했었고, 그 이후론 수도원으로도 쓰다가, 요새로도 쓰다가, 또 감옥으로도 썼었다 한다. 지금은 관광지 비치로 쓰인다 했다. 트론다임을 떠난 배가 지나는 등대는 피요르드가 끝나며 북대서양으로 들어간다고 알려주었다.
승려의 섬
트론다임 피요르드의 등대
6. 북극권 (Arctic Circle)과 보데 (Bodo) - 4 월 2 일
아침에 북극선을 지난다기에 갑판에 올라가니, 눈 덮인 봉우리아래 조그만 마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내 기적 소리와 함께 북위 66 도 33 분 북극권을 알리는 구의 조형물이 바위 위로 보였다. 배 갑판에서는 옷 속으로 얼음을 집어넣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처럼 비명을 지르며 깡충깡충 뛰고 주위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의식을 즐겼다.
북극권 가까이 눈 덮인 봉우리를 보이는 섬
북극권 가까이 작은 섬마을
북극권을 지나며
북극권 지나는 기념으로 승객들 옷 속에 얼음을 쏟아붓는다.
점심을 먹고 나니 배가 보데에 도착했다. 하선하여 버스를 타니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바닷가 비치에 내려 주었다. 가이드가 스파이크와 하이킹 폴들을 나누어 주면서 간단한 주의사항들을 알려 주었다. 대부분 상식적인 안전에 대한 주의 사항들 외에 특히 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릉에서 시작해 긴 모래사장도 지나고 굵은 돌들이 많은 비치도 지났다.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얼어있는 길도 지났다. 두어 시간 걸은 뒤 배에 돌아왔다. 이어서 배는 많은 섬들 사이를 항해했다. 석양이 지고 이내 어두워가는 마을의 불빛들이 눈에 들어왔다. 유명한 로포텐 (Lofoten)으로 통하는 스볼버 (Svolver) 섬에서 빛 밝히고 있는 마을 전경이 보였다.
보데 바닷가 근처 비치
보데 비치 건너로 보이는 산들
녹지 않은 눈 위를 하이킹하며
어둠이 깃든 로포텐의 한 마을
배에서 바라본 스볼버 섬
7. 트롬쇠 (Tromso) 그리고 오로라 - 4 월 3 일
계속 지나치는 섬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오후가 되었고, 이내 배는 트롬쇠에 도착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구시가지를 벗어나 큰 바위라는 뜻의 스토르스타이넨 (Storsteinen)을 향했다. 폘하이젠 (Fjellheisen)이라 불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니 너른 눈밭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트롬쇠는 19 세기에는 '북쪽의 파리'라 불렸다 한다. 거의 파리를 흉내 낼 만큼 다양한 문화가 의외로 발달했었다 한다. 육지와 연결된 다리 옆으로 삼각형들을 여러 개 포개놓은 듯한 북극의 교회 (Arctic Church)가 보였다. 산을 내려와서 교회에 들렸다 구시가지를 걸어 다녔다.
트롬스달렌 마을 오른쪽으로 솟아있는 스토르스타이넨
스토르스타이넨에서 내려다보는 트롬쇠 전경
트롬쇠와 육지를 잇는 다리
트롬쇠 북극교회
북극 교회 내부
배에 돌아오니 오늘 저녁에 오로라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방송했다. 석양이 지고 어둠이 찾아오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누었다. 자정이 지나자마자 오로라가 나타난다는 방송이 나왔다. 방에서 뛰어나가니 갑판은 흥분한 사람 들이 빼곡히 서서 모두 정신없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몸에 전율을 느끼며 하늘에 시선을 고정하며 한참을 지내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야단들이었다. 나도 얼른 하늘을 향해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니 생생한 느낌을 전혀 담을 수가 없었다. 그저 거의 매초 모양을 바꾸는 오로라는 경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석양이 물든 하늘과 지나가는 배
처음 나타난 오로라
8. 노스케잎 (North Cape; 노르웨이어로 Nordkapp) - 4 월 4 일
아침 먹고 방에 들어가 여러 겹 옷으로 갈아입고 하선할 준비를 했다. 호닝스베그 (Honningsvag) 항구에서 여러 대 버스에 나누어 타고 노스케이프로 향했다. 노스케이프는 유럽에서 육지로 연결된 길로 갈 수 있는 최북단이라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노스케이프를 나타내는 '북위 71 도 10 분 21초'라 쓰여있는 표지판이 눈에 뜨였다. 깎아지른듯한 절벽 위로 하얀 눈으로 뒤엎인 평원이 그날따라 잔뜩 찌푸린 북대서양의 하늘 아래 펼쳐 저 있었다. 노스케이프의 상징인 구 모형 아래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1873 년 노르웨이 오스카 2 세 방문 기념비도 있었다.
노스케이프와 북대서양
노스케이프 기념탑
오스카 2 세 노스케이프 방문 기념비
호닝스베그 시내 입구에 있는 트롤 모형
호닝스베그를 떠난 배는 저녁 무렵 키욜레피요르드 (Kjollefjord)에 잠시 들려 화물을 내렸다. 이곳은 폭풍으로부터 보호가 잘되어있어 오랫동안 뱃사람들과 어부들로 흥청거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다. 이곳으로 들어오는 뱃길의 이정표인 핀키르카 (Finnkirka)는 문자 그대로 '핀란드 사람들의 교회'처럼 생긴 바위다. 눈 덮인 절벽아래 단아한 모습의 바위가 인상적이었다. 자정 무렵 또다시 오로라가 출몰했다는 신호를 받고 갑판으로 나갔다. 전날과는 다른 색깔의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키욜레피요르드 마을 전경
키욜레피오르드가까이 있는 핀키르카
핀키르카 정면
또다시 나타난 오로라
변해가는 오로라
9. 키르키네스 (Kirkenes) - 4 월 5 일
아침 먹고 조금 있으니 배는 북방 항로의 마지막 항구인 키르키네스에 도착했다. 이곳은 러시아와 접경 지역으로 길거리 표지판에서도 러시안 글자를 볼 수 있었다. 배에서 내려 반시간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는 여러 액티비티가 있었다. 스노모빌과 개썰매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둘 다 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썰매를 끄는 개들을 보러 갔다. 썰매가 준비되는 동안 개들은 흥분해서 소리 내며 자기가 뽑혀 가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근처에는 순록들이 사육되고 있었고 그것을 지키는 사미 (Sami) 원주민이 구경꾼들에게 이곳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같은 시설 내에는 얼음집으로 꾸며진 스노 호텔이 있어 이방 저 방 구경했다. 내부에는 얼음으로 만든 장식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점심 식사 후에 배로 돌아와 남쪽 방향으로 가는 항해를 시작했다. 저녁 식사 전 바르데 (Vardo)에 한 시간쯤 기항한다 하여 내려서 마을을 돌아다녔다. 역시 러시아 입김이 상당하다 느껴졌다. 역사적으로 러시안 계인 포모르족들의 문화가 지배했었다 한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노르웨이 과학자이자 탐험가 프리툐프 난센 (Fridtjof Nansen) 동상이 있었다. 학창 시절 바다에 나갈 때마다 썼던 난센바틀 생각이 났다. 난센이 19 세기에 바다 깊이에 따른 수질 변화를 재기 위해 금속으로 만든 병은 정말 바다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또 마을에는 나무로 만든 퍼핀 (Puffin) 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자정이 가까워 오면서 이번에는 석양과 함께 오로라를 보았다.
키르키네스 전경
개썰매에 뽑히기를 기다리는 개들
장래의 썰매개 후보들
사육장의 순록들
순록 키우는 사미 원주민
스노호텔 내부
바르데 마을 전경
바르데 포모르 박물관
난센 동상
바르데 마을에 한가운데 있는 퍼핀 모형
석양과 함께 온 오로라
10. 하메르페스트 (Hammerfest) - 4 월 6 일
하메르페스트에서는 약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독일-러시아의 천체학자 이자 지구 측정학자인 프리드리히 게오르그 빌헬름 폰 스트루베 (Friedrich Georg Wilhelm von Struve)가, 1816 년부터 1855 년 까지, 정확한 지구의 모양과 크기를 재기 위해, 흑해부터 시작해 발틱해를 거쳐 북대서양 까지, 삼각형을 연결하여 경도 30도의 길이를 잰 것을 기리는 기념비일 것이다. 이는 유네스코 자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거의 40 년에 걸쳐 벌린 일이라니 다시 한번 오늘의 우리 지식에 기여한 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항구에서부터 한 30 분 정도 걸어 스트루베 기념비에 도착했다.
스트루베 측지에 대한 설명
스트루베 측지 기념비
하메르페스트 전경
자정 가까이 트롬쇠에 도착했다. 옛 교회에 가서 음악회에 참석했다. 조용한 북극지방 마을 한가운데에서 듣는 음악은 단아하게 울려왔다.
트롬쇠 야경
트롬쇠 옛 교회
11. 베스터롤렌 (Vesterralen) - 4 월 7 일
서둘러 아침을 먹고 할스타드 (Harstad)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시내 바깥에 있는 중세기부터 내려온 트론데네스 교회 (Trondenes kirke)로 갔다. 흰 벽돌건물 안에는 나름 화려한 목각들이 제단을 이루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던 신부가 찬송가를 같이 부르도록 영어로 된 종이를 나누어 주었다. 교회에서 나온 후, 트론데네스 역사 센터로 향했다. 직원이 옛날 바이킹 시절의 옷을 입고 나와 복원된 집 안으로 인도한 뒤 800 년 전 바이킹 시대의 농장 생활을 재연하며 설명해 주었다.
트론데네스 교회
트론데네스 교회 제단
트론데네스 역사센터에 있는 복원된 중세 바이킹 농장의 집
다시 버스에 올라타니 이 지역 베스터롤렌 (Vesteralen) 열도를 가로지르며 산과 바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여기저기 방목 중인 순록도 보았다. 그러다 보니 볼케네스 (Borkenes)에서 내려서 페리를 타고 건너가 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한 시간쯤 뒤에 소틀란드 (Sortland)에 도착하니 우리 배가 기다리고 있었다.
베스터롤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목 중인 순록들
볼케네스 페리
소틀란드 전경
이 지역에서 유명한 독수리를 보러 한 그룹이 조그만 보트를 타고 떠났다. 저녁 무렵 배는 스볼베 (Svolvaer) 항구에 도착했다. 스볼베는 로포텐에서 가장 큰 도시답게 관광객을 위한 숙소도 여기저기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네 유명한 맥주 양조장으로 갔다. 우리는 동네를 거닐다가 로포텐 전쟁 박물관을 구경했다. 1940 년부터 5 년간 나치 독일의 지배를 받는 동안의 기록 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독수리 구경 떠나는 사람들이 작은 보트로 옮겨 타고 있다.
로포텐 전쟁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는 2 차 대전중 노르웨이 군 모형
스볼베 중심 지역
12. 토르가텐 (Torghatten) - 4 월 8 일
토르가텐은 독특한 돔 모양과 그 가운데 있는 구멍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나쁜 트롤왕자가 예쁜 처녀를 쫓아다니다 지치자, 자기가 차지하지 못하면 아무도 가질 수 없게 활을 쏘자, 이것을 보고 있던 왕이 쓰고 있던 모자를 던져 화살을 떨어뜨렸다 한다. 그러면서 해가 뜨자 그햇빛을 견딜 수 없는 트롤과 함께 모든 것이 돌로 되었고, 화살에 구멍 뚫린 모자도 돌로 변하여 토르가텐이 되었다 한다. 지질학적인 증거들은 이 구멍이 파도에 의한 침식 때문에 생겼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브로노이순드 (Bronnoysund)에서 기다리고 있던 버스를 타고 토르가텐 밑에까지 가서 하이킹을 했다. 제법 가파른 길이었지만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원래는 구멍을 통해서 아래 비치까지 갈 수 있지만 마침 공사 중이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산해서 다시 보로노이순드로 돌아와 마을을 걸었다. 브로노이순드가 노르웨이의 남과 북사이에 있는 중간점이라는 지표가 있었다. 항구를 떠나 한참 동안 눈에서 멀어져 가는 토르가텐을 바라보았다.
토르가텐
토르가텐의 구멍. 건너편 비치가 보인다.
토르가텐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브로노이순드가 노르웨이 중간점이라는 표시
브로노이순드 항구 근처
브로노이순드 항을 연결하는 다리 사이로 보이는 토르가텐
13, 아틀란틱 로드 (Atlantic Ocean Road) - 4 월 9 일
점심식사 후 갑판 위 안락의자에 앉아, 하늘아래 펼쳐진 섬들과 물길들을 바라보며, 이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오랫동안 가슴속에 지닐 수 있도록 기도했다. 정오가 지나자 배는 크리스챤순드 (Kristiansund) 항구에 도착했다. 한 시간쯤 달리니 아틀란틱 로드가 나타났다. 첫 번째 눈에 들어온 것은 우아한 곡선을 보여주는 길이였다. 휴게소에 도착하니 환영 문구를 보여 주는 차가 보였다. 조금 쉬었다가, 한 시간쯤 더 달려 베르그타트 (Bergtatt) 대리석 광산에 도착했다. 버스는 터널을 달려 우리를 광산 안에 내려놓았다. 여기서는 보트를 타고 여러 가지 불빛 사이로 다른 세계 같은 느낌을 주는 광산을 구경했다. 구경을 마친 뒤 광산에서 준비한 식사를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몰데 (Molde)에 도착해 조금 있으니 우리 배가 도착했다. 배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여기까지 오면서 바다가 거칠어지며 멀미한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이래저래 다행이라 여겨졌다.
크리스챤순드
아틀란틱로드 표시
아틀란틱로드
아틀란틱 로드의 휘어진 다리
베르가트 광산 보트 관광중에
14. 여행의 끝 - 4 월 10 일
열흘이 넘는 항해를 마치고 배는 다시 버겐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친해진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하선하여 하루 묵을 호텔로 향했다. 흡족한 마음으로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깨끗한 산과 바다를 생각하며 여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