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아이들과 양양 2박 3일
토요일 오전, 남편과 시누이는 바쁘고 아이들을 데리고 이번 주말은 뭘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여기 공원을 가볼까, 저기 공원을 가볼까 고민하던 중에 시어머니와 가까운 지인의 앙양 집이 비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우리는 한 시간 만에 양양에 갈 준비를 마치고 시동을 걸었다.
평소 차만 타면 울던 오 개월 둘째도 웬일인지 가는 내내 잠을 잤고, 덕분에 우리는 쉬지 않고 달려 오후 두 시가 되기 전에 양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의 급 여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에 결혼식장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날이 너무 좋아서 가려던 결혼식은 안 가고 제주에 간 적이 있었다. 가족 구성원 족족 역마살이 낀 우리 가족은 여행을 너무도 사랑하는데, 코로나에 출산이 겹쳐 2월 이후론 여행을 못가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못해 너무도 우울했던 참이었다.
매일 여행 타령을 하던 여섯 살 첫째는 흥분해서 밥도 잘 먹질 못했다. 우리는 마을을 산책했고, 바다를 구경했고, 드라이브를 했다. 나는 운전을 했고, 어머님은 아이들을 돌보아 주셨다.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 둘째도 뭘 아는지 내내 싱글벙글, 처음 본 거대한 바다 앞에선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현재 어머님은 평생의 소원인 시골 전원생활을 위해 양양에 집을 짓고 있는데, 매번 올 때마다 손주들을 데리고 오고 싶어 하셨다. 와보니 왜 그렇게 함께 오고 싶어 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곳은 서울과 다른 세상 같았다. 첫째는 시골의 넓은 마당에서 맘껏 뛰어놀았고 태어나 몇 번 외출하지 못한 둘째는 내내 밖을 구경할 수 있었다. 오늘의 확진자는 몇 명인지, 확진자 동선이 어떤지, 편안한 마스크를 싸게 사기 위해 검색과 새로고침을 하던 날들이 먼 옛날 같이 느껴졌다.
어머님과 나, 아이 둘 단출한 멤버여서 식사도 간단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생선찜 가게에서 가오리찜을 포장해오고 회를 떠 와 내내 먹었고, 첫째 반찬만 몇 가지를 준비해서 번갈아가며 먹였다. 이유식과 분유, 모유 세 가지를 다 먹는 둘째 식사가 제일 손이 많이 갔다.
내내 끊이지 않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어머님은 뿌듯해하셨다. 시골의 새카만 밤이 무섭긴 하지만 어머님의 양양 집이 완성되면 아이들과 시골살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