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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 ttuk Dec 09. 2021

들숨에 평온을, 날숨에 불안함을 내뱉을 수 있다면

길게 내뱉고 내쉬는 호흡을 통한 심신의 평안 찾기



정신없는 출퇴근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면서 앉지 못한 채 서서 갈 때나, 안 좋은 일로 감정적으로 격해지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짐이 느껴질 때 호흡의 중요성을 느끼곤 한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까지 착용하게 되어 호흡이 더욱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벌써 2년이 다 돼가지만 쉽게 긴장·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온전한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매번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가 흔히 화가 나거나 진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심호흡을 하라고들 한다. 아마 명상도 길게 내뱉고 들이쉬는 호흡의 연장선이지 않을까 싶은데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마음챙김명상'에 관련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마음챙김명상*은 일반 명상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의 기분·감정이 편안하든 편안하지 않든 어떤 감정이든 간에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여 몸에서 어떠한 감각이 느껴지는지 집중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명상을 하다 보면 '잡생각'도 들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나 자신을 후회하면서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런 모습조차도 그대로 받아들이며 '알아차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다시 지금, 여기(here & now)로 돌아오면 된다.



* 마음챙김명상 개념 정의: 마음챙김명상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남방 불교권에서 2000년 넘게 수행되던 명상법이다. 현대에 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스트레스 관리나 자기 수양의 목적으로 받아들였고 인지행동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응용하고 있다. 마음챙김은 ‘순수한 주의’라는 특수한 방식의 주의(attention)이다. 생각과 욕구를 개입시키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바라보기만 하기 혹은 비 판단적으로 바라보기라고도 표현되며, 전통적으로 불가에서는 ‘분별심을 내지 마라’는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마음챙김 명상 [mindfulness meditation] (심리학 용어사전, 2014. 4.)



마음챙김명상 경험을 나누기 전에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개인적으로 명상을 하면서 느꼈던 바나 어떻게 조금씩 적응해나갈 수 있었는지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명상을 처음 접하게 된 건 고등학교 때 입원병동에 있으면서 치료진과 상담을 하면서 '근육이완훈련'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고 손가락과 발, 얼굴 등 몸의 근육들을 이용하여 수축/이완하며 '불안' 증상을 경감시켜준다는 목적하에 심호흡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사실 배운다고 하기보다는 내 증상을 잘 알고 있는 치료진으로부터 코칭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복식호흡법과 눈을 감고 일정 시간을 카운트하면서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퇴원하고 나서도 지금껏 수많은 치료진들 혹은 개인상담에서 명상 혹은 심호흡의 중요성은 수없이 들어왔다. 그 순간만큼은 간절했기에 집에서 혼자서 시도해보려고 했으나 평소에도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지는 나에게 조용한 공간에서 가부좌 자세 혹은 정적인 자세로 일정 시간 동안 가만히 있는다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명상'은 나와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치부하면서 '불안'이나 '화'라는 감정이 올라올 때 매번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감정에 압도되곤 했었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에 '마음챙김명상'이라는 단어가 매체나 서적들을 통해 많이 언급되면서 명상원을 가는 사람들도, 혹은 '리틀포레스트'처럼 정적인 장소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얼마전에 다니고 있는 병원 의사 선생님께서도 마음챙김(MBCT) 워크북을 추천해주시기도 하셨다. 하지만 워낙에 내 마음속에 진입장벽이 높았던 터라 그런지 책을 보면서 하는 건 더더욱이 버겁고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명상 도구로 많이 쓰이는 '싱잉볼'   ⓒ pixabay


그러다가 정말 좋은 기회로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명상 프로그램을 듣게 되면서 강사분의 음성 코칭에 따라 소규모의 수강생들과 함께 매트 위에서 호흡과 동작 등 다 같이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혼자서 하려면 좌불안석 마냥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다리를 덜덜 떨면서 불안해했었는데 강사님의 안정감 있는 목소리와 함께 싱잉볼, 조용한 공간, 그리고 다 같이 한다는 장점 덕분에 6회기 동안 많은 것을 많이 배우고 훈련할 수 있었다.


다음 수업 전까지 한 주간 집에서 혼자 연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데 처음에는 집중을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하는데 대체 난 왜 안 되는 걸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를 다그치며 더욱 불안이 가증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강사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 내가 지금 잘 안돼서 많이 불안하구나'와 같이 알아차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다시 몸의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부좌' 자세 혹은 허리를 핀 곧은 자세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의식적으로 신경 쓰면서 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내기보단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세로 짧은 명상부터 해보자'라는 마인드로 평소 스트레칭할 때 쓰는 익숙한 공간인 매트 위에서 해보기도 하고, 캔들워머와 같은 은은한 조명에 의지하여 최대한 주변 환경을 조성해놓고 점차 명상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명상에는 호흡명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흰 종이에 아무렇게나 적어보는 낙서 명상, 건포도나 견과류를 입안에 넣고 오감을 느껴보는 감각명상 등 일상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러닝 할 때도 가끔은 천천히 걸어보면서 의식적으로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촉감을 느껴보기도 하고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법했을 길 위의 식물들도 찬찬히 관찰해보면서 의식적으로나마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우리가 학업이든, 취업이든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 '~해야만 해'와 같은 일종의 강박 혹은 스스로에게 지나친 푸시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럴 때일수록 과한 부담이 불안을 가증시킬 수 있으니 조금은 부담을 내려놓고 채찍질보다는 당근도 적당히 주면서 방안을 모색하다 보면 그래도 시간이 지난 뒤 어느새 성장해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미 최선을 다해 달려온 우리들에게 아쉬운 점보다는 그래도 잘 버텨왔다. 수고했다고 말해주면 어떨까 싶다.


다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보다 더 평온한 내일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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