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이 매일 우울하고 괴로운데도, 기존의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워 망설이고 있다면, 저는 퇴사를 권합니다.
대책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무모해도 괜찮습니다.
지금의 삶이 당신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다면,
그곳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위험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이걸 못 버티면 어딜 가도 못 한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저도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퇴사를 말리던 상사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경험이 있었습니다. 자기는 퇴사를 해봐서 안 좋다는 걸 아니까 너는 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매우 자기중심적인 생각입니다.
선의에서 비롯된 조언이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의 심정과 사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너는 안 된다"라는 결론을 먼저 내고 시작하는 조언은, 결국 타인의 판단을 방해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퇴사하면 모두가 자신과 같은 결과를 맞이할 거라는 근거 없는 가정에 기반한 가스라이팅에 해당합니다.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를 떠올려봅시다. 그리고 여우와 두루미가 접시에 담긴 스프를 먹는 것을 회사 일이라고 쳐봅시다.
여우는 스프를 쉽게 먹지만, 두루미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겠죠. 두루미가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밤늦게까지 시간을 들이면 겨우 끝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여우보다 몇 배는 더 괴롭고, 훨씬 비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열심히는 하는데 일은 못한다는 평가를 받겠죠.
두루미에게 필요한 건 노력과 인내가 아니라 긴 병입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서 ‘극복’만을 강요하는 삶이 과연 현명할까요?
저는 알바, 인턴, 직장 생활을 해봤고, 지능검사와 성인 진로 컨설팅도 받아봤습니다. 아직 완벽한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무엇이 나에게 안 맞는지는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이 안 떠오른다면 하기 싫은 일부터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메타인지를 통해 내가 어떤 일만은 절대 하면 안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만 해도 앞으로의 인생에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들은 대부분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습니다. 누가 봐도 맞지 않는 길을 극복해야 한다며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것은 미련한 강박입니다.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는 사례가 아주 많습니다. 낙원이 아니더라도 4~5성급 리조트 정도는 흔합니다.
그리고 낙원을 가고 싶어 한 적도 없는데 왜 먼저 그런 필요 없는 조언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화려한 지상낙원을 가려고 퇴사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보다 더 나에게 맞는 곳을 찾으려는 것뿐입니다. 그걸 가지고 무슨 거창한 낙원이라고 말할 것까지야 있겠습니까.
지금처럼 급변하고 예측불가한 시대에, 자신도 세상에 대해 잘 모르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들의 말에, 당신 인생을 맡기지 마세요.
매사에 너무 진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이번 생에서 아무도 살아서 나갈 수 없습니다.
회사 말고도 일할 곳은 많습니다.
모두가 회사를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에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물론 저는 힘든 회사 생활을 묵묵히 버티며 가정을 책임 지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아직 먹여 살릴 자식도 없고, 큰 빚도 없고, 악착같이 꼭 버텨야 할 거창한 목표도 없다면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진로를 틀어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사업, 육체노동, 예술 등의 다른 길이 더 잘 맞는 사람도 많습니다. 개개인은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모두가 회사만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겪는 모든 고통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련처럼 받아들이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세뇌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직업에 귀천은 없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실제로는 끊임없는 차별 속에서 교육받아 왔습니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직업은 성공의 상징으로, 몸을 쓰는 일은 공부하지 않은 게으른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처럼 암묵적으로 구분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회사원 외의 삶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회사 중심의 가치관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했습니다.
『린치핀』의 저자 세스 고딘은 우리가 학교와 사회 시스템에 의해 오랫동안 세뇌되어 왔다고 말합니다.
시간 맞춰 출근하고, 주어진 일을 하고, 야근하고, 괴로워도 참고, 시스템의 일부가 되면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이미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학을 가면 인생이 편해질 거라 해서 모두가 대학에 갔지만,
오히려 취업은 더 어려워졌고,
코딩이 뜬다 해서 사람들이 몰렸지만,
AI의 발전으로 해당 분야부터 구조조정이 시작됐습니다.
한때 절대적으로 옳아 보였던 조언들도 더 이상 의미 없는 말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일수록 단정적인 조언은 더 의심해 봐야 합니다.
결국 한 가지 방향만을 정답처럼 강요해 온 기존의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거대한 사기극이었다는 세스고딘의 말은 이제 꽤 설득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퇴사는 실패가 아니라, 자기 인생을
다시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사회는 모두가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누군가는 배트맨일 수도, 스파이더맨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도 분명 존재합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상태에서 더 이상 스스로를 학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이 느끼기에 충분히 노력했다면, 그래도 안 되는 길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기존의 길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만이 미덕이 아닙니다. 기존에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새롭게 찾아가는 과정은 충분히 합리적이고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ce1e33ad83d4c82
#퇴사 #직장생활 #우울증 #쉬었음청년 #쉬었음청년의마음 #밀리의서재 #잠시숨고르는청년 #퇴사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