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 3.N단에서 1단

내 바이크에 시동을 걸었다.

by 여끄니


2종 소형면허에 합격했다. 면허증을 받기위해 며칠을 기다려 시험 본 학원에서 받거나 직접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야한다고한다. 운전면허시험장에 가면 오늘 받을수 있다고해서 바로 달려갔다. 지금 면허증 실물을 손에 쥐어야 시험에 합격한게 확실히 느껴질것 같았다. 이제 운전면허증에는 2종보통과 2종소형이 적혀있다. 2종소형 글씨하나만 추가된건데 이렇게 뿌듯할수가, 새로운 면허증 인증사진을 멋지게 찍어주었다. 이제 면허도 있겠다, 바이크를 주문할때가 되었다. 면허를 따기 전부터 봐왔던 초록색의 혼다 슈퍼커브. 그런데 신형 슈퍼커브를 주문하려고보니 재고가 없었다. 이런... 신형이여서 재고 있는곳이 많이 없는것 같았다. 다행히 며칠후에 찾아봤었던 매장하나에서 재고가 있어 주문할수 있었다. 시간지나면 또 주문이 안될까봐 바로 결제했다. 가격은 273만원. 내인생 최고금액 소비인것 같다. 블랙박스랑 거치대의 가격까지 하면 거의 300만원. 보통 자동차에 대한 대화를 할때 주로 하는 얘기가 있다. "이 가격이면 더 보태서 다른차 사겠다" 바이크를 사는데도 이얘기를 들어봤다. "300만원이면 차라리 더 보태서 중고 경차를 사지.." 당연히 다른 사람들은 내가 바이크를 왜 사는지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내가 여행하면서 느꼈던것, 소형면허를 따려고 노력한것들은 나만알고있다. 사람들한텐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다면 그런 얘기는 가볍게 무시하자.


바이크가 집으로 오기전 유튜브로 기본적인 작동법을 익혔다. 기어 단수를 높일때는 왼쪽 앞발을 밟고 단수를 낮출때는 뒷발을 밟아야 한다. 오른발은 브레이크를 밟아야하고 오른손은 스로틀을 당기거나 브레이크를 잡아 속도를 조절한다. 다행히 왼손은 놀아도 된다. 똑같은 영상을 여러번 보면서 바이크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바이크가 집으로 오기로 한날이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되었는데도 기사님이 오질 않는다. 수시로 창밖 아래를 쳐다보면서 바이크가 언제오나 기다렸다. 저녁이 다되어갈때 쯤에야 도착했다. 영상으로 작동법을 열심히 익히긴 했지만 기사님이 작동법을 조금 설명해주실줄 알았는데 늦게 오셔서 그런지 내려주시고 바로 가셨다. 짙은 초록색의 바이크가 빛이난다.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보니 너무 이쁘다. 화면으로만 보다가 실물을 보니 더 감성적이고 이쁘게 느껴졌다. 키를 넣고 시동을 걸었다. 오토바이의 엔진이 떨리는게 그대로 느껴졌다. 바이크에 앉은 다음 배운대로 왼쪽 앞발을 밟아 N단에서 1단 기어를 넣어본다. 오른손으로는 스로틀을 살살 당겨주니 바이크가 출발했다. 어설프게 출발해 꿀렁꿀렁 처음 나가는 이 느낌이 이상하다. 아직 번호판도 없고 헬멧도 없어 아파트 밖을 나갈수 없다. 첫날에는 가볍게만 움직여보고 꿀렁꿀렁대며 아파트 한곳 구석진곳에 주차를 했다. 내일은 번호판을 받기위해 구청으로가야한다.


내 번호판 번호는 2978이다. 숫자가 나름 오름차순이어서 맘에들었다. 내 번호를 보고 어떤 책의 내용이 생각났다. "차 번호가 6789인데 내 인생이 우상향하는거라고 생각해" 대충 이런내용이었는데 그냥 단순히 숫자가 올라가니 좋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도 그냥 번호가 올라가서 좋았다. 원래 첫번째는 별것이 아니어도 특별하게 보이는법. 번호판다는 방법 역시 유튜브로 보면서 쉽게 따라했다. 번호판도 준비되고 다음으로 필수인 헬맷까지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제 아파트를 나갈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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